“한강식 검사입니다”…형사·검사 사칭해 29억 뜯어낸 보이스피싱 일당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3.12.2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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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58명 달해…조직원 27명 입건·19명 구속기소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수법 ⓒ연합뉴스
보이스피싱 조직의 범행수법 ⓒ연합뉴스

쇼핑몰 직원, 경찰,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뜯은 보이스피싱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27일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 범죄 정부합동수사단은 수사기관을 사칭해 국내 피해자 58명으로부터 약 29억원을 뜯어낸 중국계 보이스피싱 조직원 27명을 입건하고 이 중 19명을 구속기소, 1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17년 7월부터 2019년 7월까지 중국 청도, 대련 등에서 총책 ‘문성’이 조직한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에 가입했다. 이후 피해자들에 계좌가 범죄에 연루됐다는 식으로 속여 58명의 피해자로부터 총 29억원을 뜯어낸 혐의(범죄단체 가입·활동, 사기)를 받는다.

이들은 쇼핑몰 직원, 경찰, 검사 등을 사칭하며 세 단계에 걸쳐 조직적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

일단 콜센터 관리자가 인터넷 쇼핑몰 결제완료 내용의 미끼 문자를 피해자에게 발송한 후, 피해자에게 연락이 오면 ‘결제한 사실이 없을 경우 명의 도용된 것이니 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해주겠다’고 속였다.

이후 사이버수사대 소속 경찰관을 사칭해 사건 담당 검사를 연결해주겠다고 속였다.

또 영화 ‘더 킹’에서 등장하는 ‘한강식 검사’를 사칭해 피해자의 계좌가 범죄에 이용되고 있으니 잔액을 국가안전계좌로 송금하면 수사가 끝난 후 반환해주겠다고도 속였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신고하더라도 보이스피싱 조직원의 전화로 연결되고,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피해자에 전화하는 경우 피해자의 전화에 수사기관으로 발신 표시되는 이른바 ‘강수강발(강제수신·강제발신)’ 악성 애플리케이션 설치를 유도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2018년 일부 조직원이 검거돼 수사가 시작된 바 있으나 사실상 미제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합수단이 지난 1월 인터넷 접속이력, 통화내역 분석, 현장 잠복 등 재조사에 착수하며 조직 실체를 밝혀냈다.

합수단은 조직원들의 피해자들로부터 뜯어낸 범죄수익 약 5억7000만원을 특정해 환수보전 조치했다. 또 국제 공조를 통해 현재 도피 중인 조직원 7명을 추적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해외 체류 중인 총책과 관리책 등에 대한 강제 송환을 적극 추진해 모든 가담자를 추적해 검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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