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내홍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침묵을 깨고 ‘혁신과 통합’ 키워드를 직접 거론했다. 그는 본인에게 용퇴를 요구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서도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만나서 통합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며 회동을 통한 포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재명 대표는 27일 오후 인천 남동구에 있는 인천공단소방서를 방문한 뒤 취재진에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전 대표를) 지금 만나지를 못하기 때문에 내가 전화도 하고 문자도 보냈는데 (이 전 대표가) 연락을 주겠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전 대표의 연락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길을 열어놓고 대화하고 함께 가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이 우리 국민의 삶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어서 야당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시기”라며 “내년 총선은 매우 중요한 정치 행사이고, 야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선거여서 혁신과 통합을 통해 반드시 그 길을 열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또 그는 통합 기조를 ‘공천관리위원장 선임’에도 적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 “지금 (이 전 대표를) 만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제가 전화도 드리고 문자도 드리고 했는데 연락을 주시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와의 소통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며 “할 수 있는 모든 길을 열어놓고 대화하고 함께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메시지는 당 지도부가 혁신 요구에 부응하지 않을 경우 신당 창당을 예고한 이낙연 전 대표를 포용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최근 이 대표는 당 내홍이 커지는 상황에서 거센 거취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총선 후보자 심사 과정에서 ‘공천 파동’까지 불거지며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의 불만은 갈수록 누적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이낙연 전 대표는 물론, 당내 원로인 김부겸·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우려를 표했다. 여기에 민주당내 혁신계 4인방(조응천·이원욱·김종민·윤영찬 의원) 주축 모임인 ‘원칙과 상식’도 이 대표와 지도부를 향해 ‘총사퇴 및 비대위 체제 전환’ 등 압박 강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는 당 대표실 안에서의 묵언 수행을 마치고 진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이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인천공단소방서에서 화재를 재빠르게 진압한 소방대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해당 대원들은 지난 17일 인천 남동구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를 인명 피해 없이 진압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소방) 인력과 예산 충원이 제일 중요한 일일 것인데 잘 챙기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변문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