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車 선전에 11월 생산·소비 ‘플러스’…투자는 부진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3.12.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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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생산·자동차가 소비 반등 이끌어
설비 투자는 2개월 연속 감소
“부문별 회복 속도에 차이…부동산 PF 등 리스크 관리”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1월 전(全)산업 생산이 지난 10월 이후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연합뉴스

11월 국내 생산과 소비가 모두 증가했다. 산업 생산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고 소비도 대규모 할인 행사와 승용차 부문에 힘입어 9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늘었다. 다만 설비투자는 2개월 연속 감소했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1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0.5% 증가했다. 지난 10월(-1.8%) 이후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정부는 현재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소비 회복은 예상했던 것보다 완만한 모습을 보이는 등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11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3.3%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반등을 이끌었다. 이는 지난 8월(5.3%)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제조업의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4.3%로 전월보다 8.9%포인트(p) 하락했다. 반도체 재고는 3개월째 감소했다.

특히 지난 10월 12.6% 감소했던 반도체 생산이 D램과 플래시메모리 등 메모리 반도체 생산 증가에 힘입어 12.8% 늘었다. 웨이퍼 가공 장비와 반도체 조립 장비 등의 생산이 늘면서 기계 장비도 8.0%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의 증가율(3.3%) 중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를 만드는 기계 장비 생산의 기여도가 3.2%p에 달했다.

이승한 기획재정부 종합정책과장은 "(반도체) 출하가 늘고 재고가 줄어드는 모습으로 전반적인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제조업 생산과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창고(-1.4%) 등에서 생산이 줄어든 영향으로 전월보다 0.1% 감소했다. 금융·보험도 0.7% 줄어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예대 금리차 축소에 따른 이자 수입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소매 판매(소비)는 1.0% 증가해 지난 10월 0.8% 감소한 이후 한 달 만에 반등했다. 특히 승용차 판매가 10.2% 늘었는데, 이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 등 대규모 할인 행사에 더해 전기차 보조금의 한시적 인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소매 판매에 대한 승용차 판매의 기여도는 1.0%p에 달했다. 자동차를 뺀 나머지 부문은 보합을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전반적인 소비가 살아났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고물가 등 영향으로 신발·가방 등 준내구재 판매는 0.4% 감소했다.

생산·소비와 달리 설비 투자는 지난 10월(-3.6%)에 이어 두 달째 감소세다. 항공기 등 운송 장비(-5.7%)와 기계류(-1.5%)에서 모두 줄어 전월보다 2.6% 감소했다. 설비 투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장비 도입이 마무리되면서 마이너스를 보이는 모습이다. 

입주 물량 감소 등 영향으로 건설기성(불변) 역시 건축(-3.0%) 및 토목(-7.3%)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줄어 4.1% 감소했다. 건설 경기의 향후 흐름을 보여주는 건설수주의 경우 1년 전보다 29.5% 감소하는 등 부진한 흐름이 대체로 이어졌다. 통계청은 건설 경기에 부진한 실적 전망을 시사하는 건설 수주지표나 착공지표 등이 실적에 시차를 두고 반영이 될 가능성이 높아 가장 크게 우려된다고 짚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9로 전월보다 0.1p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0.2p 올랐다. 정부는 부동산 파이낸싱프로젝트(PF), 가계부채, 공급망 안정 위험 등 취약 부문에서의 잠재적인 위험 요인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승한 과장은 "수출 중심으로 나타나는 경기 회복의 온기가 보다 취약한 부분으로 확산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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