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람도 이준석 신당행…“우린 권력에 기생 않기로 했다”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3.12.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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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은 성공할 것”…신당 창당준비위원장 맡기로
한동훈 겨냥 “비상상황 반성 없이 ‘민주당 악마’만 이야기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근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근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이준석 전 대표가 추진하는 ‘개혁신당’에 합류했다. 이 전 대표가 탈당을 선언한 지 이틀 만이다.

천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앞으로 가칭 개혁신당의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아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대구 출신인 그는 보수정당 불모지인 호남에서 총선에 도전한 당내 개혁 성향 소장파 정치인이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선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해 14.98%로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천 위원장은 “국민의힘을 떠나는 건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었다”면서 “깊은 고민 끝에 내부에서 단기간 내 국민의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탈당 결심 배경을 밝혔다.

이어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일은 필요성이 큰 것은 물론,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며 신당 성공의 자신감도 내비쳤다.

천 위원장은 개혁신당이 가질 기존 정당과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그는 “개혁신당의 주적은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비대위원장, 이재명 대표가 아니다”라며 “저출산, 지방소멸, 저성장과 빈곤과 같은 대한민국의 중차대한 문제들이 바로 개혁신당의 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루가 지나면 잊힐 정쟁에만 매몰되지 않고 우리의 미래를 결정하는 문제를 치열하게 다루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천 위원장은 “지역주의를 근본적으로 타파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호남과 영남뿐 아니라 사실상의 일당 독점으로 국민 선택권이 제한된 지역에 강하게 도전하겠다. 양당 기득권 지역에서 획기적 변화, 지역구 당선을 끌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당내 친(親)윤석열계 주류 인사들을 겨냥하는 발언으로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천 위원장은 “누군가는 권력에 기생해 한 시절 감투를 얻으면 그만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기를 선택했다”며 “부끄럽지 않기 위해 비겁하지 않았고, 비겁하지 않았기에 국민을 닮을 수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가기를 청한다”며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는, 그런 미래로 가자”고 개혁신당에 대한 지지와 동참을 호소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근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탈당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허은아 의원. ⓒ연합뉴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측근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탈당 기자회견을 위해 국회 소통관에 입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허은아 의원. ⓒ연합뉴스

“국힘 잔류, 편할지 몰라도 조용히 시들어갔을 것”

천 위원장은 기자회견 직후 탈당 이유에 대한 추가 질의에 “개인적으로만 보면 탈당하지 않는 게 당장은 편안한 선택일지 모르겠다. 국민의힘 내에서 특별하게 핍박을 받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제 지역구가 기득권을 위협하는 지역구도 아니기 때문에 이준석 전 대표도 없는 국민의힘에서 오히려 개혁 소장파로 승승장구 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게 잠시 편안할지는 몰라도 조용히 시들어가는 길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개혁은 같이 할 동지와 세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국민의힘 내 힘을 합쳐 투쟁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다들 권력에 어떻게든 빌붙어서 본인의 공천만을 추구하느라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게 당 대표가 쫓겨나도 아무도 항의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해 “용산에서 만들어낸 당 대표를 쫓아내고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셨는데 왜 이런 비상상황이 왔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나 성찰 없이 ‘상대 당이 악마니까 우리를 찍어야 해’라고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상태인 정당이 이번 공천을 거친다고 해서 더 개혁적이고 소신 있는 구성으로 변경되긴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추가로 신당에 합류할 국민의힘 인사들이 있나’라는 질문엔 “합류할 인사들을 차츰 소개할 예정”이라며 “다만 현역 의원들의 경우 여러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미 합류 의사 밝힌 분도 있지만 적절한 타이밍에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이 전 대표 측근 그룹인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에 속한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이날 오후 2시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 및 개혁신당 합류를 선언할 예정이다. 허은아 의원은 다음 주 별도로 거취를 밝힐 예정이라고 전날 언론에 공지한 바 있다. 앞서 ‘천아용인’ 중 나머지 한 명인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탈당하지 않고 국민의힘에 남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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