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난 줄” LPG 충전소 폭발에 아비규환…2명 전신화상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4.01.0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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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명 중경상·차량 14대 피해…300m 일대까지 폭격 맞은 듯 처참
맨홀 뚜껑 치솟고 건물 깨지고 녹아내려 “쾅 소리와 땅 흔들렸다”
2024년 1월1일 오후 8시41분께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해 탱크로리가 피해를 입었다. ⓒ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2024년 1월1일 오후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해 탱크로리가 피해를 입었다. ⓒ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제공

새해 첫날 강원 평창군에서 발생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 폭발 사고로 2명이 전신화상을 입는 등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다. 폭발 충격으로 일대는 전쟁터와 같은 참혹한 모습이 됐고, 아비규환 속 대피한 주민들은 뜬눈으로 밤을 지샜다. 

2일 강원특별자치도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3분께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LPG 충전소에서 연쇄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5명이 부상을 입었고 충전소 반경 300m 일대까지 폭격을 맞은 듯한 처참한 상황이 됐다.  

전신 화상을 입은 강아무개(36)씨와 이아무개(63)씨는 서울의 화상 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인 이씨는 1t 화물차를 타고 사고 현장을 지나던 중 폭발로 화를 입었다. 이씨가 타고 있던 화물차 양쪽 문짝이 모두 떨어져 나갈 정도로 폭발 위력이 상당했다.  

강씨의 경우 사고 지점 300m 떨어진 극장에서 밖으로 나오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40대와 70대 외국인 2명과 50대 배달원 3명은 경상을 입었다. 

2024년 1월1일 오후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했다. 폭발 후 주변 건물들로 불씨가 옮겨붙어 불길이 치솟고 있다. ⓒ 연합뉴스
2024년 1월1일 오후 강원 평창군 용평면 장평리 한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서 폭발 후 화재가 발생했다. 폭발 후 주변 건물들로 불씨가 옮겨붙어 불길이 치솟고 있다. ⓒ 연합뉴스

폭발 위력은 상당했다. 충전소 맞은편 주택을 비롯해 건물 10여 채는 불에 타거나 유리창이 깨졌고, LPG를 공급 중이던 탱크로리를 비롯해 반경 300m에 있던 차량 10여 대가 파손됐다. 300m 떨어진 곳의 맨홀 뚜껑이 충전소 폭발 직후 3m가량 하늘로 치솟았다는 진술도 나왔다. 

사고 지점에서 직선 200m가량 떨어진 용평도서관은 2층 건물 유리창이 모두 파손됐고, 인도에 설치된 보행자 분리대가 화염에 완전히 녹아내릴 정도였다. 

폭발 사고를 전후로 소방당국과 경찰에는 "LPG 충전소에 가스가 많이 샌다", "가스가 바닥에 깔려 마을로 퍼지고 있다", "평창나들목을 지나 폭발이 난 것 같다", "충전소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등 신고가 들어왔다.

소방대원들이 오후 8시41분께 'LPG 충전소에 가스가 많이 새고 있다'는 내용의 119 신고를 접수하고 도로 통제를 하던 중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현장 주변에 있던 목격자와 주민들은 "꽝하는 엄청난 굉음에 전쟁이 난 줄 알았다"며 "땅이 흔들릴 정도로 충격이 컸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이 촬영한 영상에는 사고 인근 도로 바닥에 가스로 추정되는 연기가 반경 20m 가량 깔린 것이 눈으로 확인될 정도였다. 

사고 직후 평창군은 "가스충전소 근처 주민은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고 차량은 우회하라"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주민 25명은 추가 폭발 등 우려로 백옥포리 및 장평2리 마을회관으로 대피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군은 주민에게 긴급재난 용품을 지원할 방침이다.

소방당국은 대원 117명과 장비 58대를 투입해 2시간여 만에 큰 불길을 잡은 데 이어 전날 오후 11시59분께 완전히 진화했다. 전신화상 2명을 포함해 5명이 부상을 입고, 주택 등 건축물 14동과 차량 14대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확인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가스안전공사 등과 함께 정확한 폭발 원인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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