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향해 “지금이라도 사령관으로서 명예로운 선택을 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 전 단장은 1일 자신의 항명 및 상관 명예훼손 혐의에 대한 국방부 중앙지역군사법원의 두 번째 공판에 출석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단장의 재판 출석길엔 약 20명의 해병대 전우회 회원들이 동행했다. 이들이 든 붉은색 플랜카드엔 ‘해병대 사령관! 양심선언 하라!’고 적혔다.

박 전 단장은 현재 심경에 대해 “돌이켜보면 저를 둘러싼 모든 일들이, 고(故) 채 상병의 시신 앞에서 ‘너의 죽음에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던 것에서 비롯됐다”면서 “채 상병의 죽음에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이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물어야 한다. 과연 떳떳하고 양심에 거리낌이 없는지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올해는 모든 일들이 올바르게 정의되는 사필귀정의 해가 되도록 국민 여러분의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재판엔 김 사령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현직 해병대 사령관의 군사법원 공판 출석 사례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사령관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도 침묵을 지키며 법원으로 입장했다.

박 전 단장은 “사건 이후로는 (사령관과) 일절 접촉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박 전 단장이 김 사령관과 만나는 건 작년 8월2일 이후 처음이라는 것이다.

박선우 객원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