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상품’도 모으면 태산?…특판 적금 똑똑 활용법은
  • 정윤성 기자 (jys@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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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나간 고객 잡자”…은행권 고금리 특판 출시
‘미끼 상품’ 비판 나오지만 여러 개 가입 시 유리

최근 새해를 맞아 신규 고객 유치에 나선 은행권이 잇따라 ‘고금리 특판 적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대부분의 특판 상품은 월 납입한도가 작고 만기가 짧아, 최고 금리를 적용해도 이자 혜택을 제대로 누리기 어렵다.

그러나 특판 상품을 여러 개 가입한다면 사정은 다르다. 이른바 ‘풍차 돌리기’ 수요가 몰리면서, 고금리 특판 상품의 완판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 ATM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에 주요 은행 ATM기기가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지난 1일 시작한 ‘코드K 자유적금’은 2주간 판매될 예정이었으나 한도 1만 좌가 빠르게 소진되면서 조기 마감했다. 해당 상품은 만기 6개월에 최고 금리 연 10%가 적용되는 특판 적금이다. 별 다른 조건 없이 케이뱅크에 처음 가입하는 고객에 대해 최대 금리를 적용했다.

우리은행의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도 지난달 특판 시작 2주 만에 20만 좌가 완판 됐다. 당시 이 적금은 직전 1년간 우리은행의 예·적금 상품을 보유하지 않았을 경우 최고 연 7% 금리를 제공했다. 반응이 뜨겁자 추가로 출시한 20만 좌도 지난달 31일 모두 팔려 현재는 연 6% 금리만 적용 중이다.

신한은행은 10만 좌 한정 특판으로 ‘신한 슈퍼SOL 포인트 적금’을 출시했다. 월 납입한도 30만원에 6개월 만기로 최고 연 금리 5%를 적용받을 수 있다. 이 밖에 전북은행의 ‘새해 다짐 특판 적금’, 부산은행의 ‘더(THE) 특판 적금’ 등도 각각 연 최고 4.10%, 5%의 높은 금리를 주는 특판으로 판매 중이다.

 

“최고 금리 10%”…특판 상품 ‘완판 행진’

통상 은행이 특판 출시에 열을 올리는 것은 고객과 수신 자금 확보를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1월부터 은행채 금리가 떨어지면서 예금 금리가 3%대까지 하락하자, 은행은 이탈하는 고객을 잡고 시중 유동자금을 빨아들이기 위해 특판을 줄줄이 출시했다.

예금 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지난해 12월1일 연 3.963%에서 12월29일 0.249%포인트 내린 3.714%까지 떨어졌다. 이달 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849조295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잔액이 868조7369억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19조4412억원이 빠졌다.

일각에선 고금리 특판 상품을 두고 ’미끼 상품’이란 지적도 제기한다. 보통 특판 상품의 월 납입 금액은 30만~50만원에 그쳐 실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얼마 되지 않는 데 비해 높은 금리만 앞세운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고금리 10%를 앞세운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의 경우 월 최대 납입 한도가 30만원으로, 6개월 만기를 채운 후 받을 수 있는 최대 이자가 세후 4만4410원이다. 일반 적금 상품 중 6개월 만기 금리가 연 3.90%로 가장 높은 카카오뱅크 자유적금에 월 77만원을 넣었을 때에도 비슷한 이자(세후 4만4460원)를 받을 수 있다.

5만원권 사진 ⓒ연합뉴스
5만원권 사진 ⓒ연합뉴스

월 납입금액 작아도 ‘풍차 돌리기’면 이자 유리

하지만 특판 상품 여러 개를 동시에 굴리면 많은 이자를 모으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지난해 금융당국이 은행의 예·적금 광고에 대해 우대 금리 지급 조건을 명확히 하는 등의 지침을 내리면서, 최근 출시되는 특판 상품의 우대 금리 조건은 까다롭지 않은 편이다.

예를 들어 6개월 만기 연 3.90% 금리의 일반 적금 상품에 월 100만원을 넣었을 때 이자는 세후 5만7740원이다. 이를 월 30만원 씩 연 금리 6%인 특판 상품 3개에 분산할 경우 기대할 수 있는 이자는 세후 7만9947원이다. 10만원을 덜 투입했지만, 상품을 여러 개 가입하면서 받을 수 있는 이자는 2만원 이상 많아진 셈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판 상품의 납입 금액이 작지만, 알뜰하게 이자를 챙기려는 수요가 많은 편”이라며 “매달 여러 적금을 가입해 돈을 불리는 ‘풍차 돌리기’ 등에 쏠쏠하게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판은 대부분 선착순으로 진행돼 빠르게 마감되는 경우가 많다. 특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선 은행의 특판 상품 출시 정보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시중은행의 상품 정보는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사이트나, 은행연합회의 은행신상품 사이트를 통해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저축은행중앙회에서 운영하는 SB톡플러스앱에선 저축은행의 특판 정보도 확인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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