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배달기사 사망케한 ‘만취 벤츠’ 20대女…“들이받은 줄 몰랐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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法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출석
‘피해자에게 할말’ 묻자 “죄송하다”
5일 음주운전 차량의 추돌 사고로 배달 오토바이를 몰던 50대 남성이 숨진 서울 강남구 한 도로변에 조화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5일 음주운전 차량의 추돌 사고로 배달 오토바이를 몰던 50대 남성이 숨진 서울 강남구 한 도로변에 조화가 놓여있다. ⓒ연합뉴스

만취한 채 벤츠 차량을 몰다 50대 배달기사를 추돌해 사망케한 20대 여성이 구속기로에 놓인 가운데 해당 여성은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윤재남 서울중앙지방법원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20대 여성 안아무개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했다.

안씨는 이날 오후 2시40분쯤 검은색 패딩에 하얀 모자와 마스크 차림으로 얼굴을 거의 전부 가린 채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현장에서 구호조치를 하지 않았다는데, 피해자에게 할 말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또한 ‘피해자를 들이받은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엔 “몰랐다”고 주장했다.

반면 안씨는 ‘음주를 얼마나 했느냐’, ‘구속심사 결과를 어떻게 예상하느냐’는 질문엔 침묵을 지킨 채 법원 건물로 입장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3일 오전 4시4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벤츠 차량을 몰던 중 50대 배달기사 A씨를 추돌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소생하지 못했다.

유명 DJ로 알려진 안씨는 사고 당시 면허취소 수준(혈중알코올농도 0.08% 이상)의 만취 상태였다. 사고 이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선 안씨가 사고 직후 적절한 구호조치 없이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는 모습을 봤다는 네티즌들의 주장이 공유되며 공분을 사기도 했다. 다만 경찰은 해당 논란과 관련해선 “사고 후 미조치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배달 라이더들이 모인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측은 지난 4일 진행한 고인의 추모제를 통해 “너무나 허망하고 너무나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도로 위의 배달 노동자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 음주운전자를 제대로 처벌할 것을 다시 한 번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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