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경기’가 밤 매출 끌었다…‘아시안컵 4강전’ 겨냥한 편의점업계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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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리 플랫폼으로 편의점 급부상…경기 1시간 전 매출 45% ↑
고물가 속 축구가 만든 ‘프라임 타임’…‘집관족’ 노린 프로모션 경쟁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아시안컵)의 흥행 속에서 편의점이 웃었다. 통상 국제적인 스포츠 경기가 펼쳐질 때면 유통가는 ‘스포츠 특수’를 노린다. 저녁 시간에 진행된 조별리그 경기 당시에는 ‘스포츠엔 치맥’ 공식이 통하면서 치킨 프랜차이즈 등 외식업계가 특수를 누렸지만, 16강전부터는 모든 경기가 새벽에 열리면서 근거리 플랫폼인 편의점이 급부상했다. 축구로 인해 활성화된 심야 경제를 마주한 편의점업계는 7일 새벽에 열릴 ‘아시안컵 4강전’이 만들어 낼 매출 효과도 노리고 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의 흥행 속에서 편의점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연합뉴스

16강부터 ‘한밤 중’ 경기…부담 없는 편의점行

고물가 속에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지만, 중요한 국제 경기가 있는 날은 ‘예외’다. 유통가는 그래서 이 기간을 매출을 늘릴 수 있는 중요한 시간으로 본다. 과거에는 음식점이나 주점에서 모여 선수들을 응원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지만, 코로나19와 고물가가 맞물리면서 집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집관족’이 늘어났다. 이 시기 배달 음식이나 포장 음식의 수요도 늘고 있다.

특히 1월에 진행된 조별리그전인 바레인전, 요르단전, 말레이시아전은 일명 ‘프라임 타임’으로 꼽히는 오후 8시30분에 시작돼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축구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바레인전 당일인 1월15일 BBQ의 매출은 전주 대비 67.2%나 증가했고, 교촌은 전주 대비 55%, bhc치킨은 전주 동기 대비 40% 상승하는 등 달콤한 효과를 맛봤다.

16강전부터 평일 새벽에 경기가 열리면서 소비자들은 편의점으로 향했다. 1월31일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전은 새벽 1시부터 시작됐고, 8강전인 호주전은 지난 3일 0시30분에 시작한 바 있다. 밤~새벽 사이 치킨 프랜차이즈의 매출도 평상시보다는 높았지만, 부담 없는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는 대부분 편의점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맥주도·치킨도 편의점에서…‘가성비’ PB 상품 선방

한국 축구가 선방하면서 편의점의 매출 증가 효과도 연장됐다. 특히 스포츠 경기 1시간 전에 매출이 크게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CU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 스포츠 행사 주요 경기 당일, 경기 시작 전 3시간 동안의 매출은 전월 대비 평균 22%, 경기 시작 1시간 전에는 최대 45%까지 급증하는 추이를 보였다.

편의점은 호주와의 8강전으로 인한 매출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일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 4사의 맥주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지난달 26일)에 비해 30~40% 늘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주종인 하이볼과 위스키도 20~30%대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술과 곁들여 먹는 마른안주나 스낵류, 냉장 안주 매출도 20%대로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을 앞둔 지난달 30일 주류와 안주류가 20%대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는데, 그와 비교해서도 8강전 매출이 더 나아졌다는 설명이다.

특히 새벽 시간에 가볍게 먹을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먹거리를 찾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면서 자체 브랜드(PB) 치킨 매출이 급증하기도 했다. 8강전이 열린 지난 2~3일, GS25가 내놓은 PB 치킨인 ‘쏜살치킨’의 매출은 3~4배로 늘어난 바 있다.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의 흥행 속에서 편의점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CU 제공
공식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선보인 배달·픽업 서비스가 편의점 특수를 이끌고 있다. ⓒ CU 제공

요르단과 4강전에 ‘프로모션’ 힘 실어…결승까지 간다

특히 편의점이 특수를 누린 데는 공식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선보인 배달·픽업 서비스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배달료를 아낄 수 있는 데다 주류도 미리 주문할 수 있는 픽업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는 7일 0시 예정된 요르단과의 4강전을 앞두고 주류를 중심으로 다양한 프로모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GS25는 전날인 오늘과 경기 당일인 7일 국산 맥주와 수입 맥주 번들 8종을 특가에 판매한다. 경기 당일에는 냉장·냉동 간편식 8종과 안주류 7종에 대한 1+1 행사를 열기로 했다.

CU는 인기 수입 맥주 7종과 와인 반병 2종을 특가에 선보이면서 ‘주류’에 힘을 실었다. 세븐일레븐은 6~7일 이틀간 맥주 번들 행사를 열고, 카스, 크러쉬 등 국산 맥주 5종 번들 상품을 최대 27% 할인한다. 치킨도 최대 35% 할인 판매해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불러들일 계획이다. 이마트24도 주류 할인과 냉동 간편식 1+1 행사를 통해 4강전 ‘집관’을 준비하는 소비자들을 노린다.

편의점업계는 결승 진출 시 할인 행사를 추가적으로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축구 관람때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는 맞춤형 상품 구색을 확대해 4강전은 물론 결승전까지 특수를 이어간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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