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 혼란 빠진 의료계…학술단체도 “대단히 당황”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7 16:3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학한림원 “30% 증원할 때도 교육 현장 혼란…원점 재논의하자”
대한의학회 “교육의 질 저해될 것…적극 대처하겠다”
7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오는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현행보다 2000명 증원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의학 학술단체들이 의학 교육의 질 하락 등을 이유로 우려를 표했다.

의료계 석학들이 모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의학한림원)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학한림원은 국민 건강을 수호하면서 의학 교육의 질을 저해하지 않기 위한 연구를 근거로 350~500명 증원을 시작으로 의대 정원을 유연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면서 “정부가 입학정원의 65%를 늘리는 대규모 증원 발표를 해 대단히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30%의 입학정원 증가에도 의과대학 교육 현장엔 큰 혼란이 있었다”면서 “불과 수개월 내 증원에 필요한 교육자와 교육시설이 마련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독립적이고 실질적인 권한을 갖는 논의체를 구축해 의사 인력 양성 논의를 원점에서 시작하고 의학 교육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대안을 먼저 마련해달라”고 요구했다.

194개 의학 학술단체들이 모인 대한의학회 또한 “기초의학은 물론 임상의학 교수도 부족한 의과대학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정부 발표대로 의대 증원이 이뤄진다면 의학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은 분명하다”면서 “졸업 후 수련 대책 등 증원에 따른 부작용 역시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다”고 짚었다.

이어 “급격한 의대 증원으로 이공계 인력이 의료계로 유입돼 국가 과학기술 근간이 무너질 것”이라면서 “향후 194개 회원 학회의 뜻을 물어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6일 보건복지부는 2025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의대 입학정원을 현행 3058명에서 2000명 증원된 5058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증원 결정을 두고 “정부는 10년뒤인 2035년 수급전망을 토대로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결정했다”면서 “급속한 고령화 등 늘어나는 의료수요를 감안할 경우 2035년엔 1만 명 수준의 의사가 부족할 것으로 다수의 전문가들이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