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위험 '위니아 딤채' 리콜 A to Z…아직 ‘1만 대’ 남았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8 16: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5년 9월 이전 생산된 딤채 김치냉장고 ‘뚜껑형’이 리콜 대상
김치냉장고 화재 10건 중 8건이 해당 제품…화재시 보상도 어려워
리콜 신청 전화나 홈페이지로…기간 제한 없이 노후 부품 무상 교체

지난 2020년 화재 위험성으로 리콜 조치된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가 아직도 시중에 1만여 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정보 접근성이 낮은 60대 이상 고령층이 해당 제품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최근에도 연이어 화재가 발생하는 등 위험성이 이어지고 있어 제품 정보 확인 및 리콜 신청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명절 연휴 때 고향집을 방문하면, 가족들이 사용하는 김치냉장고를 살펴 리콜 대상인지 여부를 확인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지난 2020년 리콜 조치된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가 아직도 시중에 1만여 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자원통상부 제공
국표원이 공개한 해당 김치냉장고 화재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국표원이 공개한 해당 김치냉장고 화재 사진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딤채 신화’ 속 리콜 조치 시행된 배경은?

위니아는 딤채 김치냉장고로 일명 ‘딤채 신화’를 썼다. 1995년 처음 출시된 딤채 김치냉장고는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오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노후된 김치냉장고 일부 제품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고, 산업부는 2020년 제조사에 자발적 제품 수거를 유도한 바 있다.

화재가 발생한 김치냉장고는 2005년 9월 이전 생산된 ‘뚜껑형’ 412개 모델이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온도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김치냉장고의 특성상 제품이 오래될수록 냉각 시스템과 관련된 부품에서 열화가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냉매를 투입·차단하는 ‘릴레이’라는 부품이 노후화되면 트래킹(전자제품 등에 묻은 습기, 먼지 등이 부착된 표면을 따라 전류가 흘러 부품을 탄화시키는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 이로 인해 화재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같은 이유로 화재가 이어지면서, 소방당국도 해당 제품의 리콜 조치를 받을 것을 거듭 당부한 바 있다. 해당 제품에서 발생한 화재는 전체 김치냉장고 화재의 80%에 달한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에도 대전, 부산과 강원도 춘천 등지에서 해당 김치냉장고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산자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에 따르면, 리콜 조치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일어난 화재 피해자 중 67.2%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국표원과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 관계자는 “설 연휴에 고향을 방문하면 부모님과 친지 댁의 김치냉장고를 점검하고, 리콜 대상이라면 즉시 사용을 멈추고 제조사로 연락해 신속하게 안전조치를 받아 달라”고 강조했다.

어떤 모델이 리콜 대상일까…확인 방법은

위니아딤채는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화재 원인이 될 수 있는 부품을 해당 제품에서 수거‧교체해오고 있다. 2005년 9월 이전 생산된 리콜 대상 딤채 김치냉장고는 총 278만 대로, 이 중 41%의 부품은 리콜 조치 전에 교체됐다는 설명이다.

이 김치냉장고는 상부 개폐식 구조로, 전면에 조작용 디스플레이가 있고 하단에는 배선과 전기부품이 조립된 기계실이 있다. 소비자들은 제품에 부착된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및 표시사항 등을 통해 정확한 모델명과 제조일자를 확인할 수 있다.

국표원과 소비자원은 2020년 12월부터 온·오프라인 매장에 해당 제품의 판매 중지를 요청하고, ‘리콜 제품 찾기 민간TF’, 공익광고 영상 방영 등을 통해 리콜 안내를 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1만 대 가량의 제품이 소비자들의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산돼 화재의 위험성은 남아 있다.

리콜 대상 김치냉장고 모델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화재에 대한 보상 어려워…리콜 신청 어디서?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는 어렵다. 현재 대유위니아그룹 계열사들은 경영 상황 악화로 인해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다. 딤채를 만든 위니아도 최근 공개경쟁 입찰공고를 내고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진행을 위한 매각 절차에 돌입했다. 실제로 화재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위니아의 경영 상황을 이유로 보상이 제한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토로가 나오기도 했다. 현재로서는 신속한 리콜 조치만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상황이다.

리콜 제품은 대부분 직접 판매되거나 종합전자대리점 등을 통해 유통됐는데, 판매된 지 18년이 넘어 구매자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실상 사용자가 신청하지 않으면 리콜 조치가 이뤄지기 힘든 만큼, 조속히 AS를 신청해야 한다.

특히 김치냉장고의 경우, 새 제품을 구매한 뒤 구형 제품을 폐기하지 않고 발코니 등에서 다목적 냉장고로 사용하는 가정이 많아 확인이 필요하다. 4면의 외함이 단열재인 김치냉장고의 특성상, 화재시 다량의 유독성 연기가 발생해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AS는 위니아 고객상담실(1588-9588 또는 080-400-0001)로 연락해서 신청할 수 있고, 전화 연결이 어려운 경우 위니아 서비스 홈페이지(위니아 에이드)에 접속해 모델명과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접수하면 된다. 신청이 접수되면 위니아에이드에서 접수 확인 문자가 오며, 고객센터로부터 방문 날짜 관련 연락을 받게 된다. 제품 수거시 안전점검도 함께 시행되고, 노후 부품은 기간 제한 없이 무상 교체된다. 제품 폐기를 원하는 경우에도 무상 방문 수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