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B 10곳이 내다 본 美 금리 인하 시기는?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4.02.0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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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FOMC 이후 2분기로 전망 통일…5월? 6월?
이창용 “미국 등이 인하한다고 우리도 빨리 내리진 않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글로벌 투자은행(IB) 10곳이 일치된 의견을 제시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8일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를 통해 “매파적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와 견조한 고용지표를 반영해 일부 기관이 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연기함에 따라 대다수의 기관(10개)이 올 2분기에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7월 연준의 마지막 금리 인상 이후 IB들의 금리 인하 전망이 일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31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 정례 회의에서 “3월 FOMC 회의 때 (금리를 인하할 만큼) 확신에 도달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이 3월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한 만큼 인하 시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잦아든 모습이다.

지난해 연말까지도 IB들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12월 FOMC 이전에는 주요 IB 10곳 중 5곳만이 2분기 인하를 내다봤으며, 3곳이 3분기(7~9월), 2곳이 4분기(10~12월) 인하를 예측했다.

그러다 지난 1월엔 10곳 중 7곳이 2분기, 2곳은 1분기, 1곳은 3분기로 전망을 수정했다. 하지만 지난달 FOMC 이후엔 1·3분기 전망은 사라진 채 공통적으로 2분기를 인하 시점을 예측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웰스파고는 5월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100bp, 네 차례 추가 인하를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경우 6월 금리 인하를 시작해 올해 총 네 차례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조기 인하는 없을 듯…하반기는 돼야 인하 전망

미 연준 위원들도 ‘3월 인하’는 이르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 시각)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이코노믹 클럽 연설에서 “우리가 원하는 곳에 도달하기 위해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을 매우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4일 파월 의장의 인터뷰 발언을 지지하는 모습이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 4일 미 CNBC방송 인터뷰에서 “신중히 해야 할 것은 시간을 좀 갖고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연준 목표인) 2%로 내려가고 있음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그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오는 5월 혹은 6월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선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미국보다 빠르게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일 ‘한국최고경영자포럼 기조강연’을 통해 “전 세계가 금리를 빠르게 올릴 때 저희는 국민의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가급적 천천히 올렸다”며 “미국, 유럽 등 국가들이 (금리를) 빨리 내린다고 해서, 저희가 빨리 내릴 것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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