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지갑’만 탈탈…‘56조’ 세수 펑크 속 근로소득세는 더 걷혀
  • 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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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근로소득세 세수, 1.7조원 증가한 59.1조원 기록
법인세·양도세·부가세 등 3대 세목에선 50조원 덜 들어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2%…10년 새 최대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길 직장인들이 두꺼운 방한복을 입고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출근길 직장인들이 두꺼운 방한복을 입고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56조원 규모의 역대급 ‘세수 결손’이 발생한 가운데 근로소득세 수입은 2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근로소득세가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10년 새 최대를 기록했다.

1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소득세 수입은 59조1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7000억원(3.0%) 늘었다.

경기침체로 인한 기업실적 악화로 법인세가 23조2000억원, 부동산 경기 악화로 양도소득세가 14조7000억원을 비롯해 부가가치세 7조9000억원 등 3대 세목에서 기존 예측 대비 덜 들어온 세수가 50조원에 달한 가운데 근로소득세 세수는 증가한 것이다.

이에 총국세(344조1000억원)에서 근로소득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14.5%에서 지난해 17.2%로 높아졌다. 2013년 이후 근 10년간 가장 높은 비중이다.

근로소득세는 월급·상여금·세비 등 근로소득에 부과되는 세금으로, 근로자의 급여에서 원천징수 된다.

근로소득세 수입은 취업자 수 증가, 명목 임금 상승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2013년 22조원에서 2016년(31조원) 30조원을 돌파했고, 불과 7년 만인 지난해 2016년의 두 배에 달하는 5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 2013년 10.9%에서 2016년 12.8%, 2020년 14.3% 등으로 높아졌다. 최근 10년간 근로소득세의 증가율은 168.8%로 같은 기간 총국세 증가율(70.4%)을 상회했다. 전문직·자영업자 등 개인 사업자가 주로 내는 종합소득세 수입 증가율(96.7%)도 웃돌았다.

지난해 근로소득세 수입이 늘어난 데는 취업자 수 및 임금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취업자 수는 2841만6000명으로 전년보다 32만7000명 늘었다. 이중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위라 볼 수 있는 상용근로자 수는 1569만2000명에서 1617만 명으로 증가했다. 상용 근로자 임금은 2022년 월평균 410만원에서 2023년(1∼10월) 419만원으로 높아졌다.

다만 근로소득세 수입 증가율은 3.0%로 2019년(1.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소득세 하위 과표구간 조정과 근로장려금(EITC) 확대 등 근로소득세 부담을 완화하려는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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