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빅텐트 ‘졸속 합당’ 지적에…이준석 측 “몹시 괴로워”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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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개혁신당에 집중포화…“페미·친문·좌파 정당”
親이준석계 “합당 해도 개혁보수 깃발 안 내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원칙과상식 조응천 의원,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등이 9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원칙과상식 조응천 의원, 새로운선택 금태섭 공동대표 등이 9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설 귀성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3지대 세력들이 정당 정체성과 정책 기조 등 이견을 조율하지 못한 채 ‘개혁신당’으로 합당하자,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여권에서 “졸속 합당”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보수 계열의 ’친이준석계’는 “괴로운 상태”라고 토로하면서도 “개혁보수의 깃발을 내리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11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결정에 실망하신 당원과 지지자분들께 정중히 사과드린다”며 “당원과 지지 국민께서 분노하시는 것은 하물며 저희조차 통합의 기조와 과정이 분명하거나 투명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여의도 문법에 매몰돼 무엇이 중요한지 경시한 것은 아닌지 뼈아프게 반성한다”고 전했다.

그는 “무척 괴로운 상태임을 인정한다”면서도 “합당이 되었다고 제가 보수 정치인이라는 점이 변하지도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통합에 참여한 세력 간의 이견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지는 철저히 미지의 영역일 것이다. 당장 규제와 반규제, 성별갈등, 큰 정부와 작은 정부 등 수많은 난제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 최고위원은 본인이 여전히 ‘자강파’인 점을 강조하며 “그럼에도 마지막 순간 지도부의 결단에 따르게 된 것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한다는 절박함에 일정 부분 동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저희가 이야기했던 개혁보수와 자유주의의 깃발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PC주의와 페미니즘의 문제는 그저 성별갈등의 문제가 아니다. ‘자유’의 가치를 둘러싼 중차대한 전쟁”이라며 “저는 보수를 자임하는 정치인으로서 앞으로도 이 깃발을 치열하게 사수할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또 “개혁신당의 오랜 지지자들은 “‘극렬’도 ‘가짜’도 아니다. 모두가 손가락질 할 때에도 자유와 공정, 개혁보수의 가치를 함께 지켜왔던 소중한 동지들”이라며 “당 내외에서 그런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은 삼가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여권은 이준석계가 정치적 지향점이 다른 이들과 함께 하기로 결정한 것을 두고 ‘순수성이 의심된다’며 포화를 집중시켰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정치적 백그라운드가 다른 분들이 모여 만든 당”이라며 “순수성이 있는지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장예찬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온갖 세력이 잡탕밥을 만든 개혁신당은 ‘페미 친문(친문재인) 좌파’ 정당이 됐다”며 “이준석 대표가 드디어 자신과 잘 어울리는 옷을 입게 된 것을 축하한다”고 비꼬았다. 이어 “정치인은 지지자를 속이면 안 된다”며 “자강을 외치고 상대를 비판하던 인물들이 뒤로는 밀실에서 야합하고 있었다면 앞뒤가 다른 내로남불”이라고 비판했다.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페이스북에서 “당내 의견 수렴을 제대로 거치지도 않고 졸속 합당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니,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다’의 준말인 ‘아묻따’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3지대 당 색깔인) 주황색과 파란색, 보라색을 섞는다고 해서 아름다운 무지개색이 되는 것이 아닌, 칠흑같이 어두운 색이 될 뿐”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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