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틀막 퇴장’ 카이스트 총학 뿔났다…“과도한 대응에 학생 분노”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9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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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양대 총학생회 성명 발표
“깊은 유감…재발방지책 조속 마련하라”
2월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남성이 윤석열 대통령이 축사를 할 때 R&D 예산과 관련해 자리에서 일어나 대통령을 향해 항의를 하던 중 제지를 당하고 있다. 이후 해당 남성의 정체는 카이스트 석사 과정을 졸업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밝혀졌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월16일 대전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열린 2024년 학위수여식에서 한 남성이 윤석열 대통령의 축사 도중 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항의하던 중 경호원에게 제지당하고 있다. 이후 해당 남성의 정체는 카이스트 석사 과정을 졸업한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으로 밝혀졌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위수여식 현장에서 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가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제압 및 퇴장 당한 가운데 카이스트 총학생회 측은 깊은 유감을 표했다.

카이스트 학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대학원 총학생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양대 총학생회는 학생들을 대변해 이번 학위수여식 학생 퇴장 조치는 과도한 대응이라고 판단한다”면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양대 총학생회는 퇴장당한 학생의 행동에 대해선 “당사자 학우의 행동이 학위수여식의 진행을 방해할 수 있고 다른 학우에게 피해를 끼칠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학위수여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장 경호원들에게 팔·다리가 들린 채로 입을 틀어막히며 밖으로 끌려 나가는 장면을 본 학생들은 불편함과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대 총학생회는 학교 측의 재발방지 방안 마련 또한 촉구했다. 이들은 “학교에 묻는다”면서 “학생들은 학위수여식이라는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슬픔과 분노를 표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대한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학교로부터 사건 경위와 대응에 대해 신속히 안내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학교 차원의 대응에 대해 학생들에게 안내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 16일 대전 유성구 카이스트 학위수여식에서 윤 대통령이 축사를 하던 중 벌어졌다. 학사모를 쓴 한 남성이 자리에서 일어나 윤 대통령에게 “R&D 예산 복원하십시오. 생색내지 말고”라고 외친 것이다. 그의 손엔 ‘부자감세 중단하라. R&D 예산 복원하라’고 적힌 소형 플랜카드가 들려 있었다. 결국 해당 남성은 대통령 경호원들에 의해 입을 틀어 막힌 채 퇴장당했다.

윤 대통령 앞에서 플랜카드를 들었던 남성의 정체는 카이스트 석사 과정 졸업생인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다. 신 대변인은 이날 ‘카이스트 폭력 윤석열 규탄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실은 과잉 진압에 사과하고 경호 책임자를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반면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서 앞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대통령 경호원에게 제압당했던 사례를 함께 거론하며 “신 대변인이나 강 의원은 해당 행사의 구성원이면서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통령이 참석하는 중요 행사를 망치는 것을 사전에 계획하고 실행했다”면서 “분명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행사 방해 행위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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