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빼고 친명 경쟁력만 확인? ‘사천 논란’에 몸살 앓는 민주
  • 변문우 기자 (bmw@sisajournal.com)
  • 승인 2024.02.1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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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노웅래 등 현역들 제외하고 지역구 여론조사 돌려
이수진은 의원 단체방서 직접 반발…“시스템 공천 믿었더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br>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월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총선을 50여 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사천(私薦)’ 논란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최근 당내에서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들을 제외시키고 친명(친이재명) 후보들을 대거 포함시킨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공천 작업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잡음이 발생하자, 수도권 내 일부 친명계 의원들도 공개적인 우려를 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지난 주말부터 일부 지역구에서 홍영표·이인영·노웅래·송갑석 등 현역 중진 의원들을 제외하고 각 지역구의 영입 인재들을 국민의힘 후보와 경쟁시킨 여론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마포갑 지역구에선 현역인 노웅래 의원을 제외하고 이지은 전 경무관과 김남근 변호사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과 각각 견준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서울 구로갑에서는 이인영 의원이 여론조사에서 빠지고, 대신 이용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노동위원장과 국민의힘의 호준석 전 앵커 간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인천 부평을에선 홍영표 의원 대신 친명계 이동주 의원과 영입인재인 박선원 전 국정원 1차장의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광주 서구갑에서도 송갑석 의원 대신 정은경 전남대 의대 교수와 국민의힘의 하헌식 수보, 개혁신당의 이낙연 공동대표의 경쟁력을 묻는 여론조사가 이뤄졌다.

초선 의원들도 예외는 없었다. 민주당은 최근 서울 동작을에서도 현역인 이수진 의원을 제외하고 이재석 전 앵커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을 국민의힘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과 경쟁시키는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일각에선 당 지도부가 이미 이 의원을 공천 배제하고 동작을 전략공천을 결심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에선 해당 여론조사는 당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공천 시기에는 다양한 조사들이 행해지는 게 일반적”이라며 “해당 여론조사들을 당에서 진행한 것인지 다른 곳에서 한 것인지 직접 구별해내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나 여론조사에 제외된 현역 의원들은 비주류를 솎아내기 위한 일종의 사전작업이라며 반발하는 모습이다. 이수진 의원은 지난 18일 민주당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본인이 빠진 여론조사가 실시된 사실을 거론하며 “시스템 공천이라고 믿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전략 지역구도 아닌 지역에서 경선 신청도 안 한 제3의 인물들을 자꾸 (후보로) 넣어서 여론조사를 하니 말이 되냐”라는 취지의 글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 당 지도부가 비공식 회의를 통해 일부 비주류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 배제) 등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나오자, 비명계는 “밀실 공천”이라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일각에선 곧 개별 통보될 것으로 예상되는 ‘현역 평가 하위 20% 명단’에 비명계 의원 다수가 포함될 경우, ‘탈당 러시’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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