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의문사’ 입 연 트럼프…“내가 나발니, 바이든은 푸틴”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2.19 16:5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발니 돌연사에 침묵하다 사흘째 SNS에 글 올려
미 보수매체 사설 인용하며 바이든 정부 우회 비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각) 워싱턴DC 항소법원에서 진행된 재판에 출석한 뒤 한 호텔에서 언론을 상대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러시아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돌연사에 사흘째 침묵하다가 마치 자신이 나발니처럼 정치적으로 탄압받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각)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 계정에 “바이든:트럼프::푸틴:나발니”라는 글을 올리며 미 보수 매체 TIPP 인사이트에 실린 같은 제목의 사설을 첨부했다.

이는 마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발니의 관계에 견줄 수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사설은 푸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알려졌던 나발니가 “조작된 범죄로 기소돼 투옥됐고, (사망 전까지) 사회와 격리됐다”면서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당 사설을 인용한 것은 올해 미 대선을 앞두고 진보진영이 정치적 목적으로 자신을 기소해 재선 도전을 방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나타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1년 1·6 의회 난입 사태, 2020년 대선 개입 의혹, 성추문 입막음 사건, 기밀문서 유출 등과 관련한 4개 사건에서 91개 혐의로 형사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6일 나발니가 러시아 최북단 시베리아 야말로네네츠 자치구 제3 교도소에서 숨진 사실이 공개돼 서방에서 푸틴 대통령을 겨냥해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 와중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침묵을 고수하는 행보를 보여 논란이 된 바 있다.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하고 있는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푸틴이 그랬다. 도널드 트럼프가 칭송하고 옹호하는 그 푸틴이 그랬다”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반면, 재임 시절 ‘브로맨스’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푸틴 대통령과 우호 관계를 유지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전까지는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의 게시글에 대해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지도자와 달리 트럼프는 푸틴의 나발니 투옥을 비판하거나,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추모하지 않았다”면서 “대신 트럼프는 자신을 나발니에 빗대는 암시를 던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미 사법 체계가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