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 가족, 사과 한 마디 없어…미친 사람처럼 살았다”
이른바 ‘신림 등산로 강간·살인범’ 최윤종의 피해 유족이 피해자의 순직 심사를 앞두고 “미친 사람처럼 살았다”면서 그간의 소회를 털어놨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엔 ‘저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오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피해자의 오빠 A씨는 사건 당일에 대해 “저녁 6시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면서 “피해자 담당 경찰관이 제 동생이 관악산 둘레길에서 강간을 당하고 지금 뇌사 상태라고 알려왔다. 당연히 믿지 않았고, 보이스 피싱을 의심해 명함을 문자 메시지로 요구한 결과 진짜였다”고 밝혔다.
A씨는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담당 선생님께서 ‘임종면회를 해야할 것 같다’고 하더라. 이미 병원에 왔을 때부터 심정지가 40분쯤 진행돼 손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고 했다”면서 “중환자실에서 본 동생의 모습은 온몸이 긁힌 상처 투성이였고, 기계에 의존해 호흡만 간신히 하고 있었다. 그렇게 동생은 이틀만에 하늘나라로 가버렸다”고 회상했다.
A씨는 그간 심경에 대해 “(사건이 있던) 작년 8월 이후 지금까지 저는 모든 일을 멈출 수 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에 못 나가신다”면서 “그런데 가해자 가족은 저희에게 사과 한 마디 없고, 이사가서 회사 잘 다니며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더라. 피해자 가족은 죽지못해 사는데, 정말 이게 맞는건가”라고 분노하기도 했다.
최윤종을 두둔하거나 사건을 피해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취지의 온라인 댓글들로 받은 상처들도 함께 털어놨다. A씨는 “‘여자 혼자 그 시간에 뭐하러 운동하러 갔느냐’, ‘이래서 성매매 합법화 하는 게 낫다’ 등의 미친 댓글들을 보고 제정신으로 살기가 정말 힘들었다”면서 “울다가 웃다가, 미친 사람처럼 살았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A씨는 교사였던 동생의 순직심사 과정에 대해 “어떻게 보면 동생 신변정리의 마지막 절차인 셈”이라면서 “동생이 하늘에선 아버지랑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A·B씨의 부친은 지난 2022년 폐암으로 작고했다.
한편 최윤종은 작년 8월17일 서울 관악구 신림동 묵골산 등산로에서 피해 여성 B씨를 강간하려 시도하는 과정에서 철제 너클을 낀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하고 목졸라 살해했다. 검찰은 최윤종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1심 재판부는 “우리나라는 사실상 사형폐지국으로, 국가가 생명을 박탈하는 형벌을 내릴 땐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무기징역 선고했다. 최윤종은 이에 불복해 항소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