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63% 병원 이탈…정부 “의사 기본권? 국민 생명이 최우선”
  • 이혜영 기자 (zero@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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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71.2%인 8816명 사직서 제출…6112명에 업무개시명령
수술 지연·진료 취소 등 피해사례 100건 육박…현장 혼란 가중
박민수 “자신들의 권리 환자 생명보다 우위에 두는 인식에 장탄식”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2월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2월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줄사직이 가시화 한 가운데 전체의 약 70%인 9000명 규모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전공의 10명 중 6명은 사직서를 낸 뒤 병원을 이탈했다. 정부는 근무를 중단한 의사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리고 불응시 고발 등을 진행할 방침이다. 

21일 보건복지부는 전날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71.2%인 8816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들 100개 병원에서 근무하는 전공의는 전체(약 1만3000명)의 약 95%에 달한다. 

사직서 제출 후 출근하지 않고 있는 전공의는 전체의 63.1%인 7813명이다. 복지부는 현장점검에서 이탈이 확인된 6112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715명을 제외한 5397명에게 추가 명령을 내렸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 센터에 신규 접수된 피해사례는 20일 오후 6시 기준 58건으로 누적 92건이다. 수술 무기한 연기·진료예약 취소 등이 대부분으로 환자와 현장 피해가 가중되는 모양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월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이 2월2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히포크라테스 선서 다시 생각해야…지금 복귀하면 정상 회복"

정부는 의사 단체가 사직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발령을 '기본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발하는 것에 유감을 표하며 "국민 기본권이 우선"이라고 맞불을 놨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세계 어느나라에서도 의료인들이 중증·응급 분야의 환자를 방치하면서까지 집단행동을 하는 사례는 없다"며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면서 병원이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주지 않고 일시에 집단 사직하는 것이 과연 헌법상 기본권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차관은 "자신들의 권리를 환자 생명보다 우위에 두는 의사단체 인식에 장탄식의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전공의의 기본권 주장이 국민의 본질적 기본권인 생명권보다 우선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헌법은 모든 자유와 권리는 공공복리를 위해 법률로 제한할 수 있고,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고 이에 따라 의료법 제59조는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권한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정당한 사유 없이 명령을 거부할 수 없고,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의료인을 소명을 위협하는 집단행동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번째로 생각한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달라"며 "의료인에게 부여된 책무를 무겁게 생각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차관은 현장 복귀를 거듭 호소하며 "지금 복귀하면 아직 처분이 된 것이 아니기에 모든 것이 정상을 회복할 수 있다"며 "집단행동으로는 국민으로부터 어떠한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해서는 '면허 정지' 등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검찰 고발도 검토 중이다. 김국일 복지부 비상대응반장은 업무복귀명령에도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들을 검찰에 고발한다는 보도에 대해 "업무복귀명령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고발과 행정처분 여부를 검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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