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하면 韓의 대미 무역흑자 문제삼을 것”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2.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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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 美수석대표 “트럼프, 무역적자 계속 강조”
트럼프 “재선되면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 부과” 강경 발언
커틀러 “韓에 관세 부과하면 한·미 FTA 위반 사안”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 ⓒ코트라 제공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 부회장 ⓒ코트라 제공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경우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 삼을 것이라는 미국 통상 전문가의 관측이 나왔다.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지난 22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진행한 한국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지난 몇 년간 자동차와 반도체 때문에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증가세"라며 "트럼프가 계속해서 무역적자를 엄청나게 강조하는 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트럼프 1기 때는 한국과의 무역적자가 줄고 있었고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반겼다"라며 "트럼프가 대선에서 이길 경우 2기 행정부에서 이를 우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트럼프는 무역적자가 나쁜 것이라고 열렬하게 믿는다"며 "그는 우리가 어느 국가에 파는 것보다 더 많이 사 오면 그 관계가 우리의 이익에 반하며 교역 상대국과 (무역수지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선되면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커틀러 부회장은 트럼프가 한국처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도 관세를 부과하려는지가 불확실하지만, 한국에도 관세를 부과하면 한·미 FTA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미국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낸 통상 전문가로 2006년 한·미 FTA 협상 당시 미국 수석대표였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한·미 FTA를 개정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에서 어떤 결점을 찾는다 해도 이전 행정부를 탓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가 실제로 모든 수입품에 10% 관세를 부과할 경우 "다자주의 교역 체제에 정말로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이 중국을 상대하는 데 필요한 동맹과 파트너의 협력을 얻는 것 역시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모든 나라는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을 상대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무역) 도구를 긴밀히 점검하고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미국의 여러 교역 상대국이 트럼프가 이미 언급한 제안들에 어떻게 하면 공동으로 대응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커틀러 부회장은 미국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제안보를 강조하는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중국과 경제를 더욱 분리(디커플링)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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