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의 그늘, 농촌 빈집이 마을호텔로?…해남 ‘빈집’의 변신 그 끝은
  • 정성환 호남본부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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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최대 108곳 리모델링·14곳 신축…‘임대주택·마을호텔·창업공간까지’
농식품부·이마트와 민관합동 ‘맞춤형 재생프로젝트’ 추진…“지역소멸 위기 돌파구 역할”

저출산 고령화와 함께 늘어나는 농촌지역 빈집은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부상했다. 이런 가운데 전남 해남군이 방치된 빈집들을 지역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정비 사업을 추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린 해남군의 ‘빈집 활용 사업’은 작은학교살리기와 농촌빈집재생프로젝트, 청년·귀농어인 임대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인구는 줄어들고, 사람은 도시로 더 몰리면서 애물단지였던 빈집이 지역소멸 인구위기의 돌파구로도 역할이 기대된다.

해남군은 지난해 7월 12일 농림축산식품부-전남도-이마트-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농촌 빈집재생 프로젝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농식품부
해남군은 지난해 7월 12일 농림축산식품부-전남도-이마트-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농촌 빈집재생 프로젝트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농식품부

26일 해남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7월 이마트 및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전남도와 ‘농촌 빈집재생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농촌 빈집재생 사업’은 농촌 빈집정비 활성화 대책의 일환으로, 농촌 공동체활성화를 위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 재원을 투자해 빈집을 농촌지역에 필요한 시설로 재활용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 사업은 농어촌상생협력기금사업 및 농촌유휴시설활용지역활성화사업 연계해 이마트 성금 2억 원,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성금 2억 원, 국비 2억 2500만 원, 지방비 2억 2,500만 원 등 총 사업비 8억 5000만 원이 투입된다. 해남군은 지난해 농식품부 민관합동 빈집재생 프로젝트의 1호 대상지로 선정돼 ‘빈집 활용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군은 지금까지 전남 최대 규모인 빈집 108곳을 리모델링해 임대하고, 빈집 부지에 임대주택 14곳을 신축했다. 해남군도 올해 마산면에서 작은학교살리기 연계형 임대주택 10곳을 리모델링한 데 이어 내년에는 북평면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을호텔 10곳을 조성한다. 

농촌 빈집 ⓒ농식품부
농촌 빈집 ⓒ농식품부
농촌 빈집 리모델링 ⓒ농식품부
농촌 빈집 리모델링 ⓒ농식품부

작은학교의 변신도 잇따르고 있다. 전학생 가족에게 거주할 수 있는 주택 제공을 조건으로 학생 유치에 나선 작은학교살리기 사업은 2021년 북일면에서 빈집 8곳을 리모델링해 임대한 것을 시작으로 북일·현산·계곡·마산면 등 4개면 67곳으로 확대됐다. 작은학교 살리기 확산이 가족 이주에 따른 인구증가와 빈집 정비의 일석이조 효과를 거두는데 톡톡히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는 빈집정비사업의 범위를 확대한다. 청년층의 지역 정착 모델을 구축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황산면에 조성되는 ‘눙눙길 청년복합공간’에서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청년들의 창업시설과 숙박공간을 마련한다.

농촌공간정비사업도 실시된다. 안전상 문제로 활용 불가능한 빈집을 철거하거나 리모델링해 공공시설로 재생하는 것이다. 2022∼2023년 공모 선정된 ‘농촌공간정비사업’을 통해 빈집 및 폐교, 폐공장을 귀농귀촌인 임대주택, 쉼터, 영농교육장과 같은 공공시설로 바꿀 예정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빈집 정비 추진은 지자체 5급 승진 리더과정 정책연구 대상으로 선정돼 현장 견학을 다녀갈 정도로 모범적인 사례로 인정받고 있다”며 “정주환경개선은 물론 인구 유입까지 끌어낼 수 있도록 사업추진에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빈집은 151만 1300여 채다. 이 중 38만 7000여 채가 1년 넘게 방치돼 있다. 전국에서 빈집이 가장 많은 곳은 전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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