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원룸 반값’ 1인 가구 공유주택 공급…최장 10년 거주
  •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hee_423@naver.com)
  • 승인 2024.02.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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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7년 첫 입주 목표…특화 공유공간으로 관리비↓
만 19∼39세 최장 6년·만 40세 이상 10년 거주 가능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이 2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1인가구 공유주택 공급 기자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서울의 1인 가구 비중이 전체 가구의 37%를 넘어선 가운데, 서울시가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이라는 새 주거모델을 선보인다. 

26일 서울시가 발표한 '1인 가구를 위한 공유주택(안심특집)' 공급 계획에 따르면, 서울시는 대상지를 공모하고 운영기준을 마련해 하반기 행정절차를 마치고 본격 사업에 들어간다. 공유주택 임대료는 주변 원룸 시세 50∼70% 수준으로, 주거공간과 함께 주방·세탁실·게임존·공연장 등 다양한 공유 공간이 제공된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올해 사업계획 승인을 2500실 정도 예상한다"며 "1000실 정도는 올해 연말에 착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동대문과 중구 쪽에 대상지를 검토하고 있다"며 "4년간 2만 실 정도가 공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서울의 1인 가구는 약 150만으로, 그 비중이 전체 가구의 37%를 넘어섰다. 서울시는 1인 가구 증가세에 맞춰 새로운 주거 유형이 필요하다고 판단, 공유주택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9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개정 등으로 기숙사로 임대주택 사업이 가능하게끔 법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공사 기간은 규모에 따라 2∼3년 정도가 걸릴 전망이며 올해 사업 계획 승인이 나면 2026∼2027년께 첫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심특집은 크게 개인이 생활하는 주거공간과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공유공간으로 나뉜다. 공유공간은 주방·식당·세탁실·운동시설 등 기본생활공간, 택배보관실·입주자지원센터 등 생활지원시설, 작은도서관·회의실 등 커뮤니티공간, 게임존·펫샤워장·공연장 등 특화공간(2곳 이상) 등 입주자 특성 등에 맞춰 총 4가지 유형으로 조성된다. 

안심특집은 구분 소유가 안돼 거래할 수 없는 구조라 임대 전용으로 운영된다. 아울러 전세사기의 위험을 덜고 안전한 임대보증금 관리를 위해 임대사업자 주택임대관리업 등록을 의무화한다. 청년의 '주거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거주기간은 만 19∼39세는 최장 6년, 만 40세 이상은 최장 10년으로 정했다.

쾌적한 주거공간을 위해 임대형기숙사 법적 최소 면적(9.5㎡ 이상)보다 넓은 12㎡ 이상의 개인실을 확보한다. 또 2.4m 이상 높은 층고와 1.5m 이상 복도 폭을 적용해 개방감을 높이고 층간·벽간 소음을 줄이기 위해 바닥충격음 차단 성능을 높이고 세대 간 경계벽 구조도 적용한다.

안심특집은 입주자의 70%는 무주택자 가운데 자산이나 소득 기준이 없는 형태로, 30%는 임대주택 자산·소득 기준에 맞춰 순위별로 모집할 예정이다. 주거 공간마다 창호는 설치되지만 대부분 주거 공간은 취사를 하지 않는 형태로 공급해 임대료를 줄이는 게 핵심 목표다. 주차장 개방, 게임존·실내 골프장 등 일부 특화 공간 운영에서 나오는 수익을 통해 관리비 부담도 덜어줄 계획이다.

안심특집은 통근·통학·통원 등 입주자가 편리한 생활을 이어 나가도록 기반시설이 충분히 형성된 곳에 공급한다. 지역은 역세권(역으로부터 350m 이내), 간선도로변(50m 이내), 의료시설 인근(병원 350m 이내)을 위주로 대상지를 선정한다. 1∼2인 어르신 또는 어르신 부부에게도 공급될 수 있어 대상지에 의료시설까지 포함했다. 서울시는 기본적으로 차량이 필요 없는 이들 위주로 공급할 예정이며 장애인이나 차량을 이용해서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에게만 일정 부분 수량을 제한적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한 실장은 "서울 시내 5집 중 2집이 1인 가구로 예상되는 2030년까지 5년여밖에 남지 않아 주거지원 방안이 꼭 마련돼야 할 시점"이라며 "입지·공간·임대료 등 삼박자를 갖춘 공유주택을 빠르게 공급해 1인 가구의 안정적 주거를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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