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죄송하다”던 경복궁 2차 낙서범, 법정서 “반성”
  • 박선우 객원기자 (capote1992@naver.com)
  • 승인 2024.02.26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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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 측, 첫 재판서 혐의 인정…“복구 비용 납부할 것”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모방범행 용의자인 20대 남성 A씨가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복궁 담벼락을 스프레이 낙서로 훼손한 모방범행 용의자인 20대 남성 설아무개씨가 2023년 12월18일 오후 서울 종로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복궁 담벼락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혐의로 법정에 선 20대 남성 측이 혐의를 전부 인정하고 반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범행 직후 “난 예술을 한 것 뿐”이라던 입장과는 상이한 태도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화재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설아무개씨 측 변호인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4부(최경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에서 “피고인(설씨)은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경복궁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복구 작업을 위해 힘쓴 전문가들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설씨 측은 감정을 통해 복구 비용이 추산되면 이를 배상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설씨 측은 “감정 결과에 따라서 비용이 확정되면 납부하는 방식을 취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에 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달라고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측은 “기소 단계까지 복구 기간과 비용이 특정되지 않아 관련 내용이 공소 사실에 담기지 않았다”면서 “복구비용이 특정되면 그에 맞춰 공소장을 변경하거나 피고인의 범죄 정도, 죄질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절차를 밟을 의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재판부 또한 복구 비용 산정 및 변제 기간을 고려해 5월 중 재판을 한 차례 더 진행하고 6월경 선고공판을 진행하겠다고 결정했다.

한편 설씨는 작년 12월17일 일명 ‘경복궁 1차 낙서 테러’가 자행된 다음날인 같은 달 17일 오후 10시20분쯤 경북궁 서문(영추문) 담벽락에 붉은색 스프레이로 특정 가수의 이름 및 앨범 제목 등을 낙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설씨는 범행 사흘후인 작년 12월20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죄송하다. 아니 안 죄송하다. 난 예술을 한 것 뿐”이라면서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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