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 불가”…응급실 전화 돌리던 80대 환자, 끝내 사망했다
  • 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psw92@sisajournal.com)
  • 승인 2024.02.2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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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7곳 ‘수용불가’ 통보에 구급차 출발 지연…심정지 상태 빠져
53분만에 8번째 병원 응급실 도착했으나 ‘사망 판정’
2월22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구급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2월22일 오전 서울 한 대형병원에서 구급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연합뉴스

7곳의 응급실로부터 수용 불가 통보를 받은 80대 심정지 환자가 끝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부산에서 타 지역으로 넘어가느라 병원 이송에만 약 2시간이 소요된 사례도 전해졌다.

26일 대전시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3일 정오쯤 의식장애 환자인 80대 A씨가 심정지 상태서 구급차로 실려 나갔으나 끝내 사망 판정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구급대원들은 A씨에게 응급처치를 하면서 대전 지역 병원 응급실들에 전화를 돌렸다. 돌아온 건 7건의 ‘수용불가’ 통보였다. 병상이 없거나, 전문의나 의료진이 부족하거나, 중환자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구급차 출발이 지연되는 사이 A씨는 심정지 상태에 놓였고, 8번째 이송 요청을 받아들인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끝내 사망 판정을 받았다.

대전에선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 등으로 인한 구급대 지연 이송이 23건 발생했다. 이 중 주말에만 18건의 지연 이송이 발생했다.

부산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20일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구급 차량의 응급환자 병원 이송이 지연된 사례가 42건 발생했다. 또한 부산서 환자를 수용할 병원을 끝내 찾지 못해 타 시·도로 이송된 사례도 6건 발생했다. 이 중 이송 시간이 가장 오래 걸린 건 약 2시간이었다.

한편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지난 23일 오후 7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서면으로 점검한 결과, 소속 전공의의 약 80.5%인 1만34명의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소속 전공의의 72.3%에 해당하는 9006명은 근무지를 이탈한 상태다. 다만 이들 전공의들 중 사직서가 수리된 경우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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