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유시민? 임종석? 野, 이재명과 총선 이끌 얼굴은
  • 구민주 기자 (mjooo@sisajournal.com)
  • 승인 2024.03.07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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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형 공동선대위’ 예고…이해찬 언급 多, 두 총리‧임종석‧이탄희도
대부분 부정적 기류…“누가 선뜻 도와주고 싶겠나” 불만도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오른쪽)가 1월21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이재명 대표와 회동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왼쪽)가 1월21일 이해찬 전 대표와 여의도 한 식당에서 회동한 뒤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공천 과정에서의 파열음을 봉합하고 ‘원팀’ 총선을 치르기 위한 통합형 공동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을 서두르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초 선대위원장 등 윤곽이 드러날 예정인 가운데, 이해찬 전 대표를 비롯해 원내외 다양한 인물들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상당수가 이미 부정적 입장인 것으로 파악돼, 계파‧세대를 통합하는 선대위 구성에 난항이 예상된다.

민주당은 공천 파동과 현역 의원들의 연쇄 탈당을 의식해 선대위 구성에 있어 ‘통합’을 강조하고 있다. 총선의 ‘얼굴’이자 ‘상징’이 될 선대위원장으로 두 명 이상을 세워 ‘노장청’(노년·장년·청년) 조화를 꾀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김민석 총선 상황실장 역시 6일 브리핑에서 “이번 선대위는 혁신과 통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개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 내에선 당 장악력을 갖춘 동시에 ‘명문(이재명+문재인) 정당‘이란 다시 앞세울 수 있는 인물들을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인물로 문재인 정부에 몸담았던 정세균‧김부겸 전 국무총리, 그리고 이해찬 전 대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정 전 총리와 김 전 총리는 이미 당의 공식 제안에 대해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앞서 당내 공천 파동이 지속되자 “이재명 대표가 지금의 상황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지금이라고 공정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공천을 하지 않으면 우리 또한 총선 승리에 기여하는 역할을 찾기가 어렵다고 생각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러한 공개 비판 후에도 불공정 공천 논란이 이어지자 공동선대위원장직도 고사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당내에선 민주당 승리라는 대의를 위해 다소 껄끄럽더라도 두 전직 총리가 마음을 돌려줄 거란 막판 기대감도 감지되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김부겸(왼쪽 사진)·정세균 전 총리(오른쪽 사진) 등 문재인 정부 3총리가 최근 회동 가능성을 거론해 주목된다. ⓒ시사저널 이종현·국회사진취재단
김부겸(왼쪽 사진)·정세균 전 국무총리 ⓒ시사저널 이종현·국회사진취재단

이해찬-이탄희 선대위? 가능성 희박

당 원로인 이해찬 전 대표의 경우 현재 기준 선대위원장으로 가장 유력하게 오르내리는 인물이다. 김성환 민주당 의원은 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해찬 전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사의 정중앙을 관통하며 경험‧원칙‧전략을 다 갖춘 분이다. 4년 전 선거에서 대승을 할 때 중심이기도 했다”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본인 지역구에 출마하기 때문에 전국 곳곳을 다 다니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렇기에 (이해찬 전 대표를 포함해) 지명과 경험이 있는 분들이 선대위에 많이 참여해주는 게 좋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해찬 전 대표가 전면에 다시 나설 경우 당초 당이 내세운 혁신 선대위에는 맞지 않은 데다, ‘올드보이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렇기에 이 전 대표가 임명될 경우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인물을 함께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 일환으로 거론되고 있는 대표적 인물이 초선 이탄희 의원이다. 김두관 의원은 일찌감치 이탄희 의원을 추천했다. 이 의원의 경우, 선거제 퇴행에 반발해 일찍이 불출마를 선언한 데다 당내 평가가 긍정적인 만큼, 총선 ‘얼굴’로 앞세워야 한다는 주장이다. 나아가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대항마로도 적합한 카드라는 얘기도 나온다.

당내서도 계파를 불문하고 이 의원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명계 김두관 의원은 지난달 19일 KBS라디오에서 “(여권이) 윤석열에서 한동훈으로 구도가 바뀌고 있다”며 “이 의원은 유일하게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논리를 압도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에게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겨 이재명 대표 체제를 보강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친명계 서영교 의원도 지난 4일 MBC라디오에 나와 “이탄희 의원처럼 신선하고 이번에 불출마한 의원들 중 좋은 분들이 많다. 적극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의원 역시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제와 통합 선대위? 누가 이재명 돕고 싶겠나”

최근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돼 ‘문명 갈등’의 핵심에 섰던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이름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임 전 실장이 탈당하지 않고 당 잔류를 전격 결정한 만큼, 중대한 역할을 부여해 힘을 실어두고 당내 갈등을 봉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이름이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다. 임 전 실장은 최근 서울 중구성동구갑 공천에 배제되는 과정에서 친문-친명 갈등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철희 전 청와대 수석도 지난 6일 CBS라디오에 나와 “(임 전 실장을) 선대위원장급으로 해서 전체 선거의 얼굴로 내세우면 그간의 갈등도 상당히 많이 봉합되고, 하나의 카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친명계 내에서조차 지지층 결집을 위해 임 전 실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요구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번 과정을 겪으며 임 전 실장이 이재명 대표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한 만큼, 이 대표가 임 전 실장을 앞세우려 하지 않을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임 전 실장 역시 친문 ‘동료’들이 대거 ‘이재명의 민주당’에 반발해 탈당 행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직을 선뜻 수용할 가능성이 적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김부겸‧정세균 전 총리를 앞세운 선대위 구성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자연히 유시민 작가 등판설도 새어나왔다. 유 작가가 지지층 내 인기와 인지도가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 작가가 스스로 정계 은퇴를 거듭 밝혀온 데다, 강성 지지층만 대표해 중도층 소구력이 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러한 선대위원장 ‘인물난’을 이재명 대표와 친명 지도부가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취재진에 “생각이 다른 인사들을 줄줄이 불이익 주고 공천 배제해 갈등을 자초해 놓고, 이제와 ‘통합’ 선대위를 구성한다며 다양한 인물을 내세우려 하면 누가 선뜻 나서려 하겠나”라며 “솔직히 이렇게까지 마음대로 하셨으니 (이재명 대표) 알아서 잘해보시라는 마음이 왜 없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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