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리스크 때문에”…S&P, 미래에셋‧한투증권 신용등급 전망 하향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24.03.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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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상업용 투자 위험도 높고 국내 부동산 시장 반등 어려워”
S&P글로벌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 시사저널
S&P글로벌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 시사저널

국제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국내 부동산 관련 리스크와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상황이 이들 회사의 신용위험을 키운다는 이유에서다.

S&P글로벌은 8일(현지 시각)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발표했다. 장‧단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각각 ‘BBB’와 ‘A-2’를 그대로 유지했다.

S&P글로벌은 “국내외 부동산 시장의 둔화가 국내 증권 산업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1~2년 동안 부동산 관련 리스크가 한국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등 해외대체투자 관련 신용위험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는 평균 약 30%로 추정된다. 해당 투자자산의 대부분은 후순위 트랜치 또는 지분 투자로 이뤄져 위험도가 크다는 것이 S&P글로벌의 판단이다.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도 신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PF에 대한 증권사의 익스포저가 단기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보증 형태로 이뤄져 유동성 위기를 키우고, 그에 따른 보수적 충당금 적립 기조로 증권업 하방 위험을 키운다는 설명이다.

S&P글로벌은 “한국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 몇 년간 저금리 기조로 인해 크게 상승했고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를 고려해 정부는 점진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낮추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부동산 리스크가 한국투자금융지주 산하의 다른 자회사들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S&P글로벌은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지배적인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 외에도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캐피탈사 등 여러 자회사를 두고 있다”며 “한국투자캐피탈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자산 규모 대비 높은 부동산 익스포저는 그룹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홍콩 ELS(주가연계증권) 관련 불완전판매 이슈도 증권사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판단했다. S&P글로벌은 “금융 당국이 ELS 손실 관련 사안을 조사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증권 등의 기업이 불완전 판매에 연루된 것으로 밝혀지면 보상 문제가 대두될 수 있다”고 밝혔다.

S&P글로벌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위험조정자본비율(RAC)이 지속적으로 7%를 하회하거나 공격적인 발행어음사업 확장 과정에서 조달·운용의 만기불일치 확대로 유동성 수준이 크게 악화할 경우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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