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北, 정찰위성 제어 가능…한·일 상공서 안정적 비행”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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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전문가, 미군 데이터 분석…“최소 5회 고도 급격히 높여”
한국 남부·부산과 日야마구치현 미군 기지 등 상공 통과
북한은 지난달 22일 전날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 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만리경-1호’ 발사 장면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11월 발사한 첫 정찰위성이 급격한 고도 상승을 보이며 한·일 상공에서 정상 궤도를 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일본 언론을 통해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11일 미군의 공개 데이터를 일본 전문가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도 북한 위성이 지상의 지시에 따르는 제어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해 경계하고 있다.

익명의 일본 우주공학 전문가가 요미우리의 요청으로 미군이 인공위성 추적 사이트 ‘스페이스 트랙’에 등록한 북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위성 정보를 지난해 11월부터 이달까지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하순 적어도 5회 고도를 급격히 높였다”고 밝혔다.

위성은 지난해 11월 발사 직후 평균 고도가 502㎞였으나 우주에 약간 존재하는 공기 저항 등의 영향으로 점차 고도가 낮아졌다가 올해 다시 올라갔다. 지난 2월 하순 고도를 높이면서 평균 고도가 약 4㎞ 상승했다. 발사 직후와 거의 같은 궤도로 돌아간 것이다.

이 전문가는 “고도가 단기간에 급격히 변했다”면서 “지상에서 보낸 지시를 통해 인위적으로 궤도를 수정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전했다.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도 “위성은 북한의 제어 하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성은 군항이 있는 한국 남부 및 부산과 일본 야마구치현 미군 이와쿠니 기지 등의 상공을 통과하고 있다. 위성이 지상의 같은 지점을 관측할 수 있는 것은 약 5일에 한 번이다.

앞서 네덜란드 델프트 공과대학교 소속 위성 전문가인 마르코 랑브룩도 미 우주사령부 연합우주작전센터(CSpOC) 데이터를 인용, 만리경-1호가 지난달 19~21일 근지점을 488㎞에서 497㎞로 높이는 작업을 수행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근지점은 지구 둘레를 도는 위성이 궤도상에서 지구와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을 가리킨다.

랑브룩은 만리경-1호의 이 같은 움직임을 거론하며 “만리경-1호가 죽지(dead) 않았으며, 북한이 이 위성을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 군 당국은 만리경-1호가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고 평가한 바 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 ‘만리경-1호가 실제로 촬영해서 지상으로 전송할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 위성이) 일을 하는 징후는 없다. 하는 것 없이, 일없이 돌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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