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인지능력 지적한 로버트허 前특검…“정확·공정하게 평가”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13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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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유출·불법보관 혐의 수사한 한국계 특검…하원 법사위 청문회서 주장
“‘처벌 불가’ 결론 설명 위해 기억력 문제 거론해야만 했다”
로버트 허 전 특별검사가 12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동영상과 함께 증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로버트 허 전 특별검사가 12일(현지 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하원 사법위원회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동영상을 보며 증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로버트 허 전(前) 특별검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밀유출·불법보관 의혹 수사 결과 보고서에서 ‘처벌 불가’ 결론에 도달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기억력 문제를 거론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허 전 특검은 12일(현지 시각)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자리에서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제기한 배경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왜(불기소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해야 했다”면서 “내 결정이 신뢰를 받도록 하려면 단지 불기소하고 거기서 그만둔다고 선언하는 것으론 부족했다”고 전했다.

허 전 특검은 “대통령 기억력에 대한 특검 보고서상의 내 평가는 필수적이었다”며 “정확하고 공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가 쓴 것은 증거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믿은 것”이라며 “내가 배심원들이 어떻게 인식하고 믿을지 예상한 것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직을 마친 뒤 기밀 자료를 민간인 신분으로 보관하고 있었던 혐의와 관련, 허 전 특검은 “범죄 구성에 필수적인 ‘의도’ 유무를 평가하는 일은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평가하지 않고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범죄가 성립되기 위한 ‘의도’는 범죄임을 알고도 그 행위를 하려는 ‘범의(犯意)’를 뜻한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와 관련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수 있을 정도 수준의 증거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을 불기소 판단한 배경을 설명했다.

허 전 특검은 한국계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메릴랜드주 연방지검장을 지냈다. 그는 약 1년간의 수사를 거쳐 지난달 8일 바이든 대통령 기밀유출·불법보관 의혹 수사 보고서를 공개한 바 있다.

그는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임기가 끝난 뒤인 민간인 시절, 기밀 자료를 고의로 보관한 혐의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기소할 사안은 아니라는 판단을 밝혔다. 그는 배심원단이 바이든 대통령을 ‘악의는 없지만 기억력이 나쁜 노인’으로 인식할 것이기에 유죄 평결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내용을 보고서에 적었다.

그로 인해 꾸준히 제기됐던 바이든 대통령의 고령 문제와 그에 따른 기억력 저하 문제가 대대적으로 재조명됐다. 특검 보고서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부통령 재직 연도를 기억하지 못했고, 장남 보 바이든이 몇 년도에 사망했는지도 떠올리지 못했다. 그러자 바이든 대통령은 당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법을 위반하지 않았으며, 기억력이 괜찮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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