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소방관 순직’ 화재, 온도제어기 고장으로 식용유 가열돼 발생
  • 문경아 디지털팀 기자 (mka927@naver.com)
  • 승인 2024.03.13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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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관계자, 사고 이틀 전 화재 수신기 경종 강제 정지
소방청, 대응기술 고도화 등 재발 방지책 발표
지난달 1일 경북 문경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일 경북 문경 신기동 공장 화재 현장에 구조작업을 하다 숨진 소방관을 추모하는 국화가 놓여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경북 문경에서 소방관 두 명의 목숨을 앗아간 화재는 온도제어기 고장에 따른 식용유 가열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소방청은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경북 문경 소방관 순직 사고와 관련한 합동조사 결과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1월 김수광 소방장과 박수훈 소방교는 문경의 한 육가공공장 화재 현장에 투입됐다가 숨을 거뒀다.

소방청에 따르면, 해당 화재의 원인은 공장 3층의 식용유가 담긴 전기튀김기 발화로 추정된다. 화재 발생 당시 안전장치인 온도제어기 작동 불량 등으로 식용유가 발화점(383도) 이상으로 가열돼 불이 실내 전체로 확산됐다는 게 소방청의 설명이다.

특히 사고 발생 이틀 전 공장 관계자가 화재 수신기 경종을 강제 정지시켜 화재 발생 발견이 지연, 불이 공장 3층으로 확산한 후에야 공장 관계자가 119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 당시 소방대원 4명은 인명 검색과 화점 확인을 위해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이들이 공장 3층으로 가 출입문을 개방하자 공기가 유입되면서 공기 중 고온의 가연성 가스가 폭발했다.

이에 대원 2명은 창문을 깨고 탈출했지만 나머지 2명은 순식간에 뿜어져 나온 강한 열과 짙은 연기, 붕괴한 천장 반자 등의 장애물로 고립됐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화재에 취약한 샌드위치 패널(아연∙불소 코팅을 한 강판 사이에 충전재를 넣어 만든 것) 구조로 불이 급격히 확산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주 가연물로 추정되는 식용유에 대한 정보 전달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현장 관리 상황도 미흡했다.

소방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대응기술 고도화 및 실행력 강화 △현장대응 및 안전관리 필수정보 신속 전파 △건축구조 및 시설물 안전관리 강화 △교육훈련 강화 및 보직관리 체계로 개편 △신속‧유기적 현장활동 및 대원구조를 위한 기능 조정 △인력‧예산 확충 및 효율적 운영 등 재발 방지책을 발표했다.

김조일 소방청 차장은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았던 문제점을 세세하게 살펴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개선해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도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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