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등 체감물가가 치솟으며 소비자들의 향후 1년 물가 전망치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다섯 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3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월보다 0.2%포인트(p) 오른 3.2%를 기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10∼11월 3.4%에서 12월 3.2%, 1∼2월 3.0%를 기록하는 등 점차 하락하다가 3월 반등했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농산물 등 체감물가가 상승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국제유가 오름세,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금리수준전망지수는 정책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시장금리 하락의 영향으로 2p 떨어진 98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하락을 예상한 사람보다 적으면 100을 하회한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3p 오른 95를 나타냈다. 해당 지수 역시 1년 뒤 집값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상승을 예상하는 비중보다 크면 100을 밑돈다. 아파트 매매가격의 하락 기조가 지속됐으나, 시중금리 하락에 따라 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지수는 올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7로 전월보다 1.2p 내렸다. CCSI는 지난해 11월 97.3에서 올해 2월 101.9까지 올랐으나, 이달 들어 다시 하락했다. 황 팀장은 이에 관해선 "농산물 가격 등 체감 물가 상승, 내수 부진 등 영향으로 상승세가 주춤했다"고 말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활용해 산출한 지표다. 이 지수가 100을 넘어서면 장기평균(2003∼2023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2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중 현재경기판단(68·-2p), 현재생활형편(89·-1p), 생활형편전망(93·-1p), 가계수입전망(99·-1p)이 내림세를 보였다. 소비지출전망(111)과 향후경기전망(80)은 수치가 전월과 같았다. 이번 조사는 이달 12∼19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