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글·애플·메타 조사…‘매출 10%’ 과징금 철퇴 기로
  • 김민지 디지털팀 기자 (kimminj2028@gmail.com)
  • 승인 2024.03.2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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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 우대 서비스 등 ‘빅테크 갑질’ 의심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왼쪽)과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이 25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디지털시장법(DMA)’ 관련 첫 조사 착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브뤼셀 AFP=연합뉴스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EU 수석 부집행위원장(왼쪽)과 티에리 브르통 EU 집행위원이 25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디지털시장법(DMA)’ 관련 첫 조사 착수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브뤼셀 AFP=연합뉴스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 애플, 메타에 대해 디지털시장법(DMA·Digital Markets Act)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빅테크 갑질’을 막기 위한 DMA가 시행된 지 18일만이다. 

25일(현지 시각) EU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알파벳·애플·메타 등 3개 기업은 DMA상 크게 5가지 조항을 위반했는지에 대해 조사받는다. 집행위는 알파벳의 구글과 애플의 자체 규정인 ‘다른 결제방식 유도 금지’가 여전히 DMA 기준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규정은 애플, 구글 등 앱 마켓 운영업체가 외부 앱 개발자에게 앱 내에서 다른 결제 방식을 선택하도록 연결하거나 광고하는 것을 금지하면서 수수료가 부과되는 ‘인앱결제’를 유도하는 사업방식이다. 

집행위는 알파벳과 구글이 DMA 시행 후 일부 규정을 수정하긴 했으나 다양한 제한사항을 계속 부여함으로써 외부 결제 방식을 무료로 안내해야 하는 DMA 조항을 위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의 경우 이미 이달 초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서비스와 관련, 이 규정을 과도하게 적용하는 ‘불공정 관행’을 이유로 EU의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이번 조사로 애플은 앱 시장 전반에 대한 조사에 직면하게 됐다. 

구글 검색 엔진에서 구글 쇼핑·항공·호텔 등 자사 서비스를 먼저 노출하는 행위가 계속 이뤄지는 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아울러 EU 집행위는 애플이 자사 운영체제인 iOS 기본 탑재 소프트웨어를 쉽게 제거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이용자 선택권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메타는 최근 EU 이용자에게만 새롭게 도입한 이른바 ‘광고 없는 구독 서비스’ 모델로 집행위 조사를 받게 됐다. 해당 서비스가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 활용을 금지한 DMA 규정을 악용했다는 취지다. 

집행위는 이번 조사를 12개월 이내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조사 결과 DMA 의무사항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면 플랫폼 사업자는 전 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야 한다. 상습적 위반은 과징금이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EU 집행위의 이번 조사에 관해 애플은 “우리의 계획이 DMA를 준수하고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건설적으로 조사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파벳도 “우리는 DMA 준수를 위해 유럽에서 서비스 운영 방식을 크게 변경했다”며 “지난 한 해 동안 EU 집행위, 이해관계자 등과 수십 차례에 걸쳐 피드백을 받고 상충하는 요구사항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메타 또한 “구독은 다양한 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우리는 DMA를 비롯한 여러 중복되는 규제 의무를 해결하기 위해 광고 없는 구독을 설계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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