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유통기업 ‘돌파구’는 하나…온라인엔 없는 ‘공간’에 힘준다
  • 조유빈 기자 (you@sisajournal.com)
  • 승인 2024.03.26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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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공세에…신사업 대신 ‘공간 경쟁력’에 박차
롯데 “점포 리뉴얼”·현대 “로컬 스토어로 새 성장 기회”
MZ 불러들이는 갤러리아…복합공간 구축하는 신세계

유통시장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향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통의 강자’였던 유통 대기업들이 오프라인 공간에 힘을 주기로 했다.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공간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 기업들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오프라인 중심의 유통 기업들은 실적 부진을 겪어야 했다. 특히 소비가 침체되는 고물가 시대에는 멤버십 혜택이나 배송 혜택이 확실하게 체감되는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한정적 소비’가 이어지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여기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의 ‘공세’까지 더해지자, 전통 유통 기업들은 신사업 추진 대신 경쟁력 강화에 방점을 찍으면서 성장 방안 모색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에서 고객들이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의 콘서트를 관람하고 있다.&nbsp;ⓒ현대백화점 제공&nbsp;<br>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 서울 사운즈포레스트에서 고객들이 가상 아이돌 플레이브의 콘서트를 관람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이커머스에는 없는 것을 강조하면서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택한 것은 ‘공간’이다. 전통 유통기업들은 매장 리뉴얼, 팝업스토어 등 체험형 콘텐츠 확대, 복합 쇼핑몰 조성, 식품 매장 강화 등으로 오프라인 공간이 지닌 강점을 최대한 끌어올리기로 했다.

롯데백화점은 점포 리뉴얼에 힘을 싣는다.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은 26일 열린 주총에서 “백화점 사업부는 핵심 점포 중심 리뉴얼과 프리미엄화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라며 “올해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는 롯데백화점 수원점은 기존 백화점 프리미엄 이미지에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복합쇼핑 공간으로 리뉴얼한다”고 밝혔다. 또 장기적으로 ‘지역별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복합 쇼핑몰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지영 현대백화점 대표도 이날 주총에서 “오프라인 플랫폼의 공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주요 점포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객 경험 가치를 최우선으로 두고, 더현대 서울·판교점·중동점·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 등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특히 지역별로 상권에 특화된 콘텐츠와 운영 전략을 수립해 ‘로컬 스토어’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유통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을 것이라 밝혔다.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한화갤러리아 제공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한화갤러리아 제공

이날 주총을 연 한화갤러리아는 젊은 소비자들을 갤러리아백화점에 유입시키기 위한 ‘특화 공간’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강조하는 것은 ‘명품 매장’과 ‘팝업 매장’이다. 현재 갤러리아백화점은 광교점 1층 안내 데스크 자리를 팝업 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공간 재배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로봇, 인공지능(AI) 미디어 등 그동안 백화점에서 접하지 못했던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공간의 장점을 부각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21일 주총을 연 신세계 역시 ‘공간’을 강조했다. 박주형 신세계 대표는 리테일을 중심으로 아트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결합시킨 복합공간을 구축하는 계획을 내세웠다. 박 대표는 “부동산과 리테일을 결합한 ‘라이프스타일 개발사(Lifestyle Developer)’의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신세계의 가치를 담은 ‘복합공간’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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