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예매하는 ‘새’가 싸게 난다
  • 이은지 (lej81@sisapress.com)
  • 승인 2010.09.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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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알차게 이용하는 법 / ‘얼리버드 요금 체계’로 최고 80%까지 할인 혜택 누릴 수 있어

 

대형 항공사에는 일찍 예매하는 고객에게 파격적인 할인가를 내놓는 ‘얼리버드 요금 체계’가 없다. 반면, 저가항공사인 이스타항공사가 최초로 도입하자 나머지 세 개 국내 저가항공사가 모두 이 제도를 도입했다. 항공사마다 구체적인 내용에는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여행을 떠나기 3개월 전에 예매를 하게 되면 정상가보다 최대 80%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대형 항공사의 인터넷 예매 최대 할인율은 15%이다.

 제주항공의 경우 제주-김포 운항권이 최초 1만원부터 거래되기 시작한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 3개월 뒤의 한 달분 판매량 가운데 10%가량을 초특가로 내놓는다. 예를 들어 오는 12월에 제주도로 여행을 갈 계획이 있다면 9월29일에 제주항공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예매를 하면 파격적인 가격으로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최초 1만원에 내놓은 티켓이 모두 팔리고 나면 요금이 다소 오른 1만7천원, 다음은 2만원 이런 식으로 운임이 탄력적으로 적용된다. 일정 부분 좌석이 판매된 이후는 정상가인 5만8천8백원에 판매한다. 양성진 제주항공 상무는 “제주항공 홈페이지를 통한 직접 판매 비중을 높이기 위해서 이런 혜택을 주고 있다. 여행사에서 비행 출발이 임박했을 때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내놓는 초특가 티켓과는 개념이 다르다. 고객들을 자사로 끌어들이기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할인 혜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1만9천9백원부터 초특가 운임가가 시작되어 탄력적으로 가격이 올라간다.

기업 우대·가족 운임 등 혜택도 있어

진에어는 국제선인 인천-방콕 노선에 얼리버드 요금 체계가 적용된다. 인천-괌 노선에는 초특가 할인 요금이 없다. 통상적으로 3개월 정도 미리 예매할 경우 40만원 정도(세금 미포함) 되는 비행 티켓을 19만9천원에 살 수 있다. 좌석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수시로 사이트에 들어가서 살 수 있는 좌석을 확인해봐야 한다. 에어부산은 얼리버드 요금 체계 대신 수요를 분산하기 위해서 수요가 적은 새벽, 저녁 시간대, 비성수기에 파격적인 가격 할인이 이루어진다. 인터넷으로 예약하게 되면 최대 50%까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고객들이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다.  

저가항공사에는 휴가철인 성수기에도 저렴하게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성수기 할인 특가 제도를 내놓았다. 여름휴가 기간인 지난 7월16일부터 8월22일까지 부산-김포 노선의 인터넷 할인율을 최대 35%까지 높임으로써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인 5만6천원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에도 시행할 예정이다.

저가항공사에는 마일리지 제도가 없다. 이런 단점을 만회하기 위해 기업과의 제휴 마케팅을 통해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티켓을 제시하면 제주면세점 5% 추가 할인, 제주 난타 공연과 코엑스아쿠아리움 입장료 20% 할인이 가능하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티켓 하단에 할인권이 붙어 있기 때문에 티켓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필요할 때 사용하면 된다. 제주항공은 기내에서 승무원들이 할인 티켓 책자를 무료로 나누어준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내 4개 저가항공사 모두 기업 우대 할인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국내선 노선 이용객의 상당수가 시간에 쫓기는 기업인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저가항공사의 전략이다. 이는 에어부산에서 최초로 도입했다. 부산-김포 노선을 오갈 때 에어부산의 기업 우대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면 1인당 평균 2만원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 가입된 기업은 8천개로 회원수가 5만명이 넘는다. 가입은 어떤 기업이든지 할 수 있으며 이용 실적에 따라 할인율을 차등 적용받기 때문에 자주 이용할수록 할인 혜택이 커진다. 최판호 에어부산 상무는 “20% 정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 할인 혜택 때문에 모든 항공사가 고전했던 부산-김포 노선에서 시장점유율 43%를 차지하며 이익을 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진에어는 가족 운임 제도를 통해 직계 가족 3인 이상이 탑승했을 경우 가족 모두 정상 운임에서 1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 (왼쪽)제주항공, (오른쪽)이스타항공

 

 저가항공기 타고 세계 여행 떠나기

저가항공사를 이용해 세계 일주를 하는 것이 이제 가능해졌다. 한국과 일본은 저가항공사 시장이 걸음마 단계이지만 미주나 유럽에서는 이미 10년 전부터 저가항공사가 등장했기 때문에 대부분의 노선에 저가항공사가 있다. 일단 국내에서 제주항공이나 에어부산을 이용해 일본을 간다. 일본에서 제트스타아시아 또는 타이거에어웨이스를 타고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로 갈 수 있다. 국내에서 바로 방콕(태국)으로 가려면 진에어나 제주항공을 이용하면 된다. 이스타항공을 타고 말레이시아의 관광지인 코타키나발루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

동남아시아를 거치지 않고 일본에서 바로 호주로 가려면 간사이 항공에서 제트스타를 이용하면 된다. 제트스타를 타고 골드코스트나 케언즈 또는 시드니로 간 뒤에, 시드니에서는 제트스타나 버진블루 등을 이용해 호주의 각 도시나 뉴질랜드를 저렴한 가격에 갈 수 있다. 미주나 유럽은 저가항공사가 필수 교통 수단으로 자리 잡았을 만큼 노선이 많다. 뉴질랜드에서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마이애미 네 개 도시를 5백 달러로 일주하는 기쁨을 만끽할 수도 있다. 여기에 세금과 공항 사용료 등이 더해지지만 이 비용은 30~40달러로 많지 않다. 유럽 저가항공사인 이지젯을 이용하면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구석구석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 다만 이지젯은 최소한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서둘러야 한다. 국내로 돌아올 때에는 밀라노(이탈리아)에서 에미레이트항공을 이용해 두바이를 관광한 뒤, 다시 에미레이트항공으로 오사카(일본)를 가서 제주항공이나 에어부산을 이용해 김포나 부산으로 들어오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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