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고층 건물에는 많은 사람이 근무 또는 상주하고 있어 대처 요령을 미리 숙지하고 있지 않으면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정확한 상황 판단과 침착한 초기 대응을 강조한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 불이 난 경우 화재 경보기를 누르고 소방서에 신고를 하는 등 주변에 상황을 빨리 전달해야 한다. 초기 진화에 실패했다면 반드시 문을 닫고 대피를 한다. 창문이나 출입구를 통해 산소 공급이 잘 되면 불길이 더 빨리 번지기 때문이다.
다른 층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는 발화 지점이 어디인지를 살펴야 한다. 현재 자신이 있는 위치가 발화층보다 위인지 아래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방송 시설이 있는 곳에서는 방송을 잘 들어 발화 위치를 정확히 확인한 후 대피해야 한다.
일단 불이 난 곳에서 옆 방향으로 멀리 피난해야 한다. 피난 계단을 통해 지상으로 대피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아래층에서 불이 난 경우 불과 연기의 확산이 너무 빨라 내려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는 옥상으로 대피해 바람을 등지고 구조를 기다려야 한다.
입주 직후 비상 시 대피 계획 만들어 둬야
엘리베이터는 이용하지 말아야 한다. 화재와 함께 전원이 차단되어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내부에 유독 가스가 찰 수 있다. 또한 엘리베이터 수직 통로를 통해 연기와 불길이 빠르게 이동할 수도 있어 위험하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화재가 발생한 사실을 알았다면 가장 가까운 층에서 엘리베이터를 세우고 나와야 한다. 엘리베이터가 멈춰 내부에 갇혔을 경우에는 외부로부터 구조를 받기 힘들기 때문에 수동으로 문을 열거나 천장 비상구를 통해 탈출해야 한다.
닫혀 있는 문은 함부로 열어서는 안 된다. 문이 불길을 막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을 열기 전에 손잡이를 만져 열기가 느껴지지 않을 때에 문을 열고 대피한다. 손잡이가 뜨거운 경우 문을 열지 말고 다른 대피 통로를 찾는 것이 좋다.
실내에 갇혀 나갈 수 없을 때에는 문틈을 물에 적신 옷이나 이불 등으로 막아 최대한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 후 창가 등 숨을 쉴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고립되었다고 해서 무작정 뛰어내려서는 안 된다. 원색 옷 등을 이용해 구조 신호를 보내거나 물건을 던져 자신이 있는 곳을 외부에 알린다.
대피하는 동안에는 물에 적신 담요나 수건 등으로 화상을 입기 쉬운 노출 부위를 감싸는 것이 좋다. 연기가 많은 곳을 통과할 때는 최대한 몸을 낮추어 이동한다. 연기는 공기보다 가벼워 공중에 뜨는 성질이 있다. 한 손으로 젖은 수건 등을 이용해 코와 입을 막아 연기가 폐에 들어가지 않도록 한다.
고층 건물에서 화재가 났을 때 여유를 갖고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은 5분 남짓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 만큼 평소에 건물 내에 마련된 피난 안전 지역을 확인하는 등 대피 계획을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