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검찰, 남상태 前 대우조선해양 사장 횡령 은폐 의혹
  • 유지만·김지영 기자 (redpill@sisapress.com)
  • 승인 2016.10.04 10:09
  • 호수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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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2009년과 지금 혐의 달라” 해명

검찰이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관련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과 이창하 전 디에스온 대표, 정준택 휴맥스해운항공 대표,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등이 구속됐다. 검찰은 또 5조원대의 대형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로 고재호 전 대우조선해양 대표도 구속기소했다. 비록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의 뇌물수수 혐의 입증에도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 2009년 비위 첩보 입수…수사는 안 해

 

하지만 검찰이 2009년에 이미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비리를 인지하고도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시사저널 취재 결과 확인됐다. 당시 검찰은 남 전 사장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이미 포착하고 있었지만 직접적인 수사에 나서지 않았다. 당시의 부실 수사가 대우조선해양 문제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검찰은 2009년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비자금 조성에 대해 아주 구체적인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에 착수했다. 남상태 사장과 장아무개 전무 등이 2007년 10월께 ‘인터렉스메가라인’에 대우조선해양이 중국에서 국내로 운송해야 할 화물 물량을 몰아주고, 이익금 중 일부를 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내용이었다. 인터렉스메가라인은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인 정준택씨가 최대주주인 휴맥스해운항공의 자회사다. 

 

검찰은 이때 복수의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로부터 이 첩보를 뒷받침하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대우조선해양 납품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들로부터 남 전 사장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인터렉스메가라인이 만들어졌고, 남 전 사장이 이 회사의 실소유주이거나 상당 부분 지분 참여를 한 것 같다는 내용의 진술을 확보했다. 

 

하지만 검찰은 남 전 사장의 수사에 소극적이었다. 대우조선해양 측은 비자금 조성 여부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고, 검찰은 남 전 사장을 따로 불러서 조사하지 않았다. 검찰이 남 전 사장을 조사하지 않았다는 점은 2011년에 확인됐다. 2011년 11월9일에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위 종합 질의에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남 사장 측이 금품을 수수한 것과 관련해 남 사장을 몇 번 조사했습니까. 조사 안 했죠?”라고 질문했다. 이에 당시 권재진 법무부 장관은 “예”라고 대답했다. 

 

6월27일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전 사장이 ‘대우조선해양 비리’와 관련해 조사를 받기 위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으로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실제 검찰은 올해 대우조선해양 수사에 착수하면서 2009년의 첩보와 같은 내용을 들여다봤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올해 6월 ‘인터렉스메가라인이 대우조선해양에 지급한 선박 건조비용 1700억원 가운데 10%인 170억원이 신생 조선사에 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빼돌려진 뒤, 남 전 사장 측에 전달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했다. 이 내용은 2009년 첩보 내용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수사 결과, 남 전 사장은 6월29일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보다 앞선 6월17일에는 정준택 대표가 구속됐다. 남 전 사장은 인터렉스메가라인에 10년간 선박블록 해상운송 사업을 독점하도록 특혜를 주고 2011년 4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배당금 3억원을 챙기고 이후 지분을 팔아 6억7000만원의 차익을 남긴 혐의를 받았다. 정 대표는 대우조선해양 물류운송부문 계약을 수주하며 회사 자금을 빼돌린 혐의다.

 

 

“현금 건넸다” 진술 확보하고도 내사 종결

 

검찰은 2009년 대우조선해양 비리를 수사하면서 남 전 사장의 최측근 인사인 이창하 전 디에스온 대표에게서 “남 전 사장 부인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내사를 종결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2009년 검찰에 출석해 1억원이 넘는 현금을 남 전 사장 측에 건넸다고 진술했다. 그는 “2004년 남 전 사장의 집에 찾아가 그의 부인에게 두 차례에 걸쳐 5000만원과 3000만원을 주고 자택 수리비 명목으로 현금이 든 쇼핑백을 부엌 싱크대에 두고 나왔으며, (돈을 준 것에 대해) 남 전 사장이 모를 리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7년 9월께 남 전 사장 부부의 해외 출장비 명목으로 2만 유로(당시 환율 기준으로 약 3400만원)를 건넸고, 공사 수주 명목과 본인의 입지 유지를 위해 남 전 사장에게 잘 보이려는 생각에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서울 중구 대우조선해양 건물 © 연합뉴스


하지만 이 부분 역시 적극적인 수사로 이어지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전 대표의 진술을 받고도 남 전 사장의 부인인 최아무개씨를 두 달이나 지난 뒤에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최씨는 “이 전 대표를 잘 모르며, 돈을 받은 적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의 진술을 듣고 내사를 종결했다.

 

검찰은 이 같은 부실수사 의혹에 대해 “그 당시와 지금의 혐의는 전혀 다르다”고 일축했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2009년의 첩보는 비자금 조성 부분이었지만, 이는 확인된 바 없다. 이번에 확인된 것은 남 전 사장이 인터렉스메가라인에 지분 참여를 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2009년 내사자료는 충분히 분석한 뒤 수사내용에 반영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하지만 현재 수사내용과 2009년 당시 수사가 겹치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이창하 전 대표가 돈을 건넸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2004년에 돈을 건넸다고 진술한 내용은 공소시효가 지난 것이었다. 또 2007년에 2만 유로를 줬다는 부분은 유럽 출장이 아닌 미국 출장으로 밝혀졌고, 경조사비 등으로 확인이 됐다. 당시에도 남 전 사장 비리에 대해서는 상당히 열심히 수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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