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늪’에서 허우적거리는 KEB하나은행
  • 이석 기자 (ls@sisapress.com)
  • 승인 2016.12.28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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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임기 만료되는 함영주 행장 연임에 영향 미칠지 주목

통합 하나은행(KEB하나은행)이 ‘최순실 게이트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특혜 대출 의혹에 이어, 최순실씨의 개인 회사인 비덱스포츠 직원 채용에 하나은행 고위 간부가 개입한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 은행은 지난해 진통 끝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마쳤다. 올해 6월에는 두 은행의 전산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까지 통합하면서 상승 기류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씨와 관련된 의혹들이 잇달아 불거져 내부적으로 고민에 빠졌다.

 

© 시사저널 고성준·임준선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시너지 가시화 

 

실제로 올해 3분기 하나은행은 45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953억원)에 비해 76.6% 증가했다. 분기 기준으로 보면 2012년 1분기 이후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3분기 누적 순이익 역시 1조2401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9097억원)을 이미 넘어선 상태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물리적 통합에 따른 비용 절감 시너지 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잘나가던 ‘하나은행호’가 최근 ‘최순실 암초’를 만났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정유라씨에게 25만유로(3억2000만원)를 대출해줬다. 최씨와 딸 유라씨가 공동 명의로 보유한 강원도 평창 땅을 담보로 잡았다. 

 

주목되는 사실은 하나은행이 정씨에게 외화지급보증서를 발급해줬다는 점이다. 덕분에 정씨는 이 은행의 독일 법인에서 0.8% 금리로 대출 받았다. 300만원의 보증서 수수료(1%)를 감안해도 정씨가 낼 이자는 연 240만원에 불과해 뒷말이 나왔다. 야당에서는 무역회사에 발급하는 보증서가 정씨에게 발급된 것은 지나친 편의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성명서를 내고 검찰 조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나은행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외화 보증신용장은 기업과 개인 모두가 발급할 수 있는 일반적인 거래”라며 “보증신용장을 발급받은 하나은행 고객 6975명 가운데 개인 고객이 11.5%”나 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최근 하나은행을 상대로 종합검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정씨의 대출 문제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대출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정씨의 대출 금리가 현지에서 일반적인 수준이며, 보증신용장 발급 역시 외환거래 규정에 따라 한국은행에 신고를 마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생인 정씨가 일반 은행 고객보다 훨씬 유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았다는 점에서 여전히 뒷말이 나오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정씨도 최근 문제의 대출금을 모두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순실씨와 하나은행의 커넥션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하나은행의 독일법인장이었던 이아무개씨가 최순실씨 모녀의 가족회사 비덱스포츠에 직원을 소개했다는 증언이 최근 나왔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최순실씨의 개인 회사인 비덱에서 통역․총무 일을 본 박아무개씨를 소개해준 사람은 이아무개 독일법인장이다”며 “이 법인장과 박씨는 고려대 독문과 선후배 사이로 이 법인장이 제안해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이 전 법인장은 정씨의 대출을 담당했던 인사다. 최근 귀국 후 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그는 올해 1월 귀국 후 삼성타운 지점장으로 승진했고, 한 달 만인 2월에는 임원급인 글로벌 담당 2본부장으로 발탁됐다. 그런 그가 특혜 대출에 이어, 독일 현지 직원 채용에도 관련돼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은행 측 “절차상 대출 문제 없었다”

 

하나은행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 관계자는 “이 전 본부장에 확인한 결과 박씨는 전혀 모른 사람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금융감독원 조사에서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최순실씨와 은행을 묶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합병 후 상승 곡선을 타고 있는 은행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잇따른 의혹 제기가 향후 함영주 행장의 연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함 행장의 경우 은행 합병과 노조 통합의 공로를 인정받아 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잇따른 의혹 제기로 인해 적지 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도 하나은행 측은 “최근 계속되는 의혹은 말 그대로 의혹 수준이다. 은행장 거취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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