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주변에 진동하는 '권력의 입김' 악취
  • 유지만·송창섭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8.03.19 09:41
  • 호수 1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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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사옥 헐값 매각과 여의도 파크원 ‘무리한 사업’에 따라붙는 물음표

 

포스코건설 송도사옥 매각 과정에 정치권 개입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2016년 부영주택에 송도사옥을 매각했다. 3600억원가량의 공사비가 투입된 송도사옥을 3000억원에 매각하면서 헐값 매각 논란에 휩싸였다. 포스코건설은 부영주택보다 1000억~3000억원가량 많은 금액을 제시한 업체를 두고 부영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했다. 매각가의 적정성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이었다. 특히 부영은 2016년 박근혜 정권의 비선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연루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세무조사 무마를 청탁한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검찰은 올해 초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을 탈세와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 때문에 포스코 건설에도 권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송도사옥과 함께 눈여겨봐야 할 것은 포스코건설이 책임준공을 약속한 여의도 파크원 빌딩이다. 포스코건설은 송도사옥을 매각한 해에 서울 여의도 파크원 공사에 뛰어들었다. 파크원 빌딩은 본래 삼성물산이 2008년 착공했지만, 파크원 부지를 둘러싼 통일교 재단의 소송전이 시작되면서 공사를 진행하지 못해 수천억원의 손해를 본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건설이 파크원 공사를 넘겨받으면서 삼성물산은 손해를 복구하고 파크원 공사에서 손을 뗐다. 삼성 역시 부영과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권과 끈끈한 관계였다. 삼성은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인 최순실씨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승계 작업에 도움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 송도사옥은 건립 당시에도 이명박(MB) 정권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있었다.(시사저널 1476호 ‘[단독] 포스코 송도사옥 세울 땐 MB, 팔 땐 친박 개입 의혹’ 기사 참조) 지배적 주주가 없는 포스코는 정권의 좋은 먹잇감이었다.

 

포스코건설의 송도사옥 매각 과정과 여의도 파크원 빌딩 사업에 대해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시사저널 포토


 

3600억 사옥 3000억에 매각… ‘헐값 매각’ 의혹

 

포스코건설은 2016년 9월 부영에 3000억원의 가격으로 송도사옥을 매각했다. 앞서 포스코건설은 2016년 6월30일 송도사옥을 지배하고 있던 특수목적법인(SPC) PSIB의 채무 3500억원가량을 대위변제한 후 주식근질권을 실행했다. PSIB는 2008년 9월 설립된 SPC로, 총자본금 10억원에 포스코건설이 4억9000만원(지분 49%), 테라피앤디가 5억1000만원(51%)을 출자했다. 포스코건설은 PSIB의 지분 100%를 확보하면서 송도사옥에 대한 지배권도 확보한 것이다. 테라피앤디는 동의해 준 적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다음 날인 7월1일 곧바로 PSIB의 신임 등기임원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포스코건설 직원으로 등기임원을 교체했다.

 

이때부터 포스코건설은 송도사옥 매각에 속도를 냈다. 약 석 달 후인 2016년 9월9일 부영주택에 3000억원에 송도사옥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건설은 송도사옥 건립 당시 금융권에서 3600억원가량을 빌렸는데, 결과적으로 600억원가량 싼 가격을 써낸 것이다. 당시 부영의 제안은 송도사옥 인수 의사를 밝힌 투자기관 중 가장 낮은 금액이었다. 부영 외에 한화투자증권 5800억원, 도이치자산운용 4950억원, 산은자산운용·코람코자산신탁 4800억원, JR투자운용 4000억원 등의 제안이 있었다. 모두 부영이 인수한 가격보다 1000억~3000억원 높은 금액이다. 심지어 포스코건설은 공개입찰을 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부영에 송도사옥을 매각했다.

 

포스코건설은 사옥 매각 당시인 2016년 50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2분기에도 영업손실 2090억원, 당기순손실 6782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차입금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부영 측에 사옥을 매각한 것이다.

 

포스코건설이 3000억원이라는 낮은 금액에 송도사옥을 부영에 넘기는 대신 얻은 이익은 책임임대차 계약 조건을 완화한 것뿐이다. 시사저널이 확보한 계약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과 부영은 매매계약과 함께 책임임대차 계약도 함께 맺었다. 소유권 이전 시점인 2017년 3월부터 포스코건설은 5년간, 다른 계열사는 3년간 임대를 보장해 준다는 조건이다. 이로써 포스코건설은 2022년 3월까지 송도사옥을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됐다. 부영 외에 다른 투자기관이 제시한 책임임대차 기간은 7~10년이었다. 포스코건설은 이를 절반 수준인 5년으로 줄였다. 안원구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사무총장은 “상식적으로 봤을 때 3600억원보다 1원이라도 비싼 가격에 매각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600억원이나 손해를 보면서 책임임대차 계약을 5년으로 줄이는 이득만을 봤다. 이해할 수 없는 계약”이라고 지적했다.

 

갑작스러운 송도사옥 매각 결정에도 의문이 남는다. 2013년 포스코건설 내부에서 송도사옥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김아무개 부장이 작성한 문건에 따르면, 포스코는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포스코A&C 등 계열사를 송도사옥에 입주시키려고 했다. 송도사옥에 포스코건설 관계사를 집결시켜 경영의 시너지 효과를 내려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이후 갑작스레 방침을 바꿔 송도사옥 매각에 나섰다. 포스코건설 측은 이에 대해 “당시 송도국제도시 개발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 송도사옥 입주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긴 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엔지니어링과 포스코A&C는 송도 지역에 각각 입주했다”고 밝혔다.

 

 

여의도 파크원 공사 수주로 삼성물산 손해 덜어

 

송도사옥 매각을 부영과 수의계약한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시뮬레이션 결과, 부영의 조건이 오히려 가장 좋았다”고 반박했다. 그 예로 다른 투자기관들이 제시한 환매 조건을 들었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부영을 제외한 투자기관들은 5~7년 후 포스코건설이 송도사옥을 되사는 환매 조건을 내걸었다. 이로 인해 발생할 손실을 계산한 결과, 환매 조건이 없는 부영에 매각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는 주장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실제 매매가격을 계산해 보니 2000억원대로 나온 경우도 있었다. 시세에 맞춰봤을 때 3000억원은 결코 손해가 아니었다”고 밝혔다.

 

송도사옥 매각 과정과 함께 들여다봐야 할 부분은 여의도 파크원 빌딩이다. 포스코건설은 2016년 3월 여의도 파크원 발주처인 Y22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Y22)와 공사비 1조1940억원에 PF 대출약정을 조건으로 하는 공사도급약정(MOU)을, 같은 해 11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했다. 파크원은 약 4만6465㎡(1만4056평) 부지에 오피스빌딩 2개 동(지하 7층·지상 69층, 지하 7층·지상 53층)과 8층 규모 쇼핑몰 1개 동, 31층 규모 호텔 1개 동을 짓는 대형복합시설로, 인근에 있는 IFC의 약 1.3배에 달하는 규모다. 포스코건설은 이 중 오피스빌딩 1동(연면적 16만5000㎡·5만 평)에 대한 책임임차 조건을 받아들였다. 기간은 6년이며, 계약해지는 3년 이후부터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책임준공보증도 제공했다.

 

포스코건설은 이와 함께 ‘책임준공 미이행 시 채무인수’를 약속했다. 통상 건설업계에서 채무인수를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포스코건설은 그동안 채무인수보다는 ‘책임준공 미이행 시 손해배상’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은 채무인수를 선택했다.

 

포스코건설의 선택으로 이득을 본 것은 발주처인 Y22와 이전 시공사였던 삼성물산이다. 파크원은 2010년부터 5년 넘게 소송전에 휘말리면서 막대한 손해를 입은 상태였다. Y22 측이 약 5000억원, 삼성물산 측은 1900억원가량의 손실이 쌓여 있었다. 하지만 포스코건설의 채무인수 계약으로 인해 Y22와 삼성물산은 손해를 털어낼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파크원 공사에 걸린 채무를 인수하기 위한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어떤 건설사도 함부로 이 사업에 뛰어들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포스코건설 관계자도 “포스코건설은 총 2조6000억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일으켰다. 이로 인해 Y22와 삼성물산의 손해를 모두 털어주는 부담을 떠안으면서 무리하게 파크원 사업에 뛰어들었다”며 “예상되는 손해가 막심한 데다 채무가 늘어날 수 있는 위험이 매우 많다”고 지적했다.

 

3월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파크원 공사현장 © 시사저널 고성준


 

채무인수·책임임대까지 약속

 

포스코건설 측도 “우리가 사업에 참여한 이후에 삼성물산은 손해를 모두 털어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사업성은 충분하다는 판단이라고 해명했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파크원은 사무실 공간뿐만 아니라 호텔과 백화점까지 연계돼 있다. 충분한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건설이 뛰어들면서 파크원 공사를 재개하려는 통일교 측과 손해를 복구하려는 삼성물산의 고민이 모두 해결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삼성과 통일교는 모두 박근혜 정권 비선실세인 최순실 측과 연결된다.

 

포스코건설은 책임준공과 채무인수뿐만 아니라 책임임대도 약속했다. 이 때문에 손실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송도사옥 책임임대 기간 종료 후 파크원으로 옮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포스코건설은 부영과 송도사옥 매각 계약을 맺으며 포스코건설 5년, 계열사 3년의 책임임대 조항을 포함시켰다. 기간대로라면 계열사는 2020년께, 포스코건설은 2022년께 책임임대 기간이 끝난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파크원의 준공 예정 시점은 2020년 3월이다. 파크원 준공 시점과 송도사옥 의무입주 만기 시점이 비슷하게 맞물리는 셈이다.

 

이 같은 전망은 공실에 대한 우려에서 기인한다. 파크원 바로 옆에 있는 IFC몰 3개 동 중 1개 동이 현재 공실로 비어 있고, 파크원 입주 시기에 앞서 여의도역 앞 교직원공제회 건물도 준공될 예정이다. 건축업계 관계자는 “여의도의 사무실 공간은 현재 과공급 상태다. 파크원 사무실 공간에 대한 임차가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이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최근 파크원 오피스동의 임차유치를 위해 임대대행사를 선정하는 등 준비를 하고 있으며, 파크원 입주계획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송도사옥 입주 당시 많은 사원들을 송도 지역에 이주시켰는데, 여의도로 옮길 경우 직원들의 불편이 너무 크다. (여의도 입주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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