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계획 있다면 우선 ‘홍역 백신’부터
  • 노진섭 의학전문기자 (no@sisajournal.com)
  • 승인 2019.01.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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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설 연휴 해외여행 전에 홍역 백신 접종 권고 
최근 유럽과 아시아에서 홍역 유행…국내 대구·시흥서도 환자 발생

홍역 예방법은 백신 접종이다. 백신(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 MMR) 2회 접종으로 97%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다. 보통 생후 12~15개월과 만 4~6세에 각각 1번씩, 모두 2번 백신을 접종한다. 국내 어린이의 홍역 백신 접종률은 98%를 넘는다. 따라서 국내 홍역 예방은 잘 되는 편이다. 그런데도 최근 대구와 시흥에서 아이·성인 홍역 환자가 발생한 것은 외국에서 감염된 바이러스가 퍼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최근 유럽과 아시아에서 홍역이 유행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프랑스 2727건을 포함해 이탈리아 2552건(사망 7건, 의료인 107건), 러시아 3017건, 그리스 2290건(사망 2건) 우크라이나 44386건(사망 15건), 이스라엘 2040건의 홍역 사례가 있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지난해 중국에서 3358건, 말레이시아 1531건, 필리핀 3058건, 일본 236건, 대만 40건의 홍역이 발생했다. 

해외 여행자 중 백신 미접종자나 백신을 맞았더라도 항체가 없는 사람이 홍역에 걸려 국내로 유입되는 사례가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근 홍역 건수가 가장 많았던 2014년 모두 442건의 홍역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외국발 홍역 사례는 모두 407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도 20건의 홍역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10건이 외국에서 유입된 사례다. 

(연합뉴스)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혼합백신 ⓒ연합뉴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의 유행지역 여행자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홍역 유행국가로 여행하기 전에 홍역 백신을 2회 모두 접종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2회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거나 접종 여부가 불확실한 경우라면, 출국 4~6주 전 2회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생후 6∼11개월 영아라도 1회 접종이 필요하다. 또 만 1세 전에 백신을 접종했어도 12~15개월과 4~6세, 모두 2차례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홍역 유행지역으로의 여행 예정인 사람이 과거에 홍역 백신을 맞았는지 잘 모른다면 항체가 없는 것으로 보고 2차례 접종할 것을 권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2회 홍역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매우 드물게 홍역에 걸릴 수 있다. 해외여행 후 홍역 의심 증상(발열을 동반한 발진 등)이 나타나면,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하고 질병관리본부(전화 1339)로 문의해 안내를 받으면 된다. 신현영 한양대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설 연휴를 맞아 해외여행을 계획한 사람이 많은데, 그 전에 홍역 백신 접종부터 챙겨 맞아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이 추가로 필요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과거에 홍역을 앓았거나 홍역 항체가 양성인 경우, 백신 2회 접종력이 있는 경우, 1967년 이전 출생자(만 50세 이상)다.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관계자는 "1965년 홍역 백신을 도입한 후 꾸준히 예방접종을 해왔다. 2002년 면역도(항체 여부)를 조사했는데, 당시 30~34세 중 항체가 있는 사람이 95%로 나타났다. 이미 홍역에 걸렸거나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다. 그래서 지금 50대인 그들은 홍역 백신 접종 권고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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