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퍼드 출신 창업자는 왜 헬스케어 사업 선호할까
  • 이형석 한국사회적경영연구원장·경영학 박사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03.28 13:00
  • 호수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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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석의 미러링과 모델링] 이 대학 출신 창업자의 23% 헬스케어 관련 사업 주목

미국의 명문 사립대인 스탠퍼드(Stanford)대학에는 이 대학 출신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한 비영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기관이 있다. 스타트엑스(StartX)인데, 2011년 설립 이후 선배 액셀러레이터가 비즈니스 모델 고도화를 지원하고, ‘데모데이(Demo Days)’를 통해 펀딩까지 참여하는 구조다. 

스타트엑스에는 매년 스탠퍼드 학생의 6% 이상이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렇다면 이들은 주로 어느 분야의 사업에 관심을 가질까? 최소 5년 이상 존속한 스타트엑스 출신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분석한 결과. 전체 창업자의 23%가 헬스케어와 관련된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하는 우리나라 청년들이 미러링(mirroring)할 수 있도록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모델을 선별해 소개해 보려 한다.

사람의 체내를 무선으로 제어할 수 있는 칩을 개발한 보익스(Boix)가 우선 주목된다. 이 회사는 학문이나 학제 간 경계를 넘어, 상호 결합을 통해 생물과학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설립됐다. 즉, 인간의 건강을 위해 엔지니어링, 컴퓨터 과학, 물리학, 화학 등의 분야에서 구현된 아이디어를 묶어 함께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은 이 대학 출신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비영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기관인 스타트엑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휴머노이드 로봇인 소피아 ⓒ 연합뉴스
미국 스탠퍼드대학은 이 대학 출신 기업가를 양성하기 위해 비영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기관인 스타트엑스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휴머노이드 로봇인 소피아 ⓒ 연합뉴스

선배 창업자가 펀딩까지 지원  

또 다른 스타트업 아게탁(Agetak)은 다양한 시스템에 분산돼 있는 의료정보를 통합하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수진자의 의료 기록, 처방전, 요양급여 청구 정보 등을 이해관계자들, 예컨대 다른 클리닉, 약국 및 보험회사들과 공유하도록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수진자들은 자신의 의료기록을 일일이 복사해 다니지 않아도 원스톱으로 보험 청구까지 가능해졌다.   
물론 미국에도 개인정보 보호법인 HIPAA(건강보험 양도 및 책임에 관한 법)가 있어 정보를 통합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데이터 수집과 동시에 암호화한 혁신기술을 개발한 덕분에 강력한 보안이 가능해졌다. 즉, 아크(ARC) 기술을 사용하면 이해당사자들은 자체 데이터를 그대로 활용하면서도 플랫폼에서는 결합된 데이터로 전환이 가능하다. 

이 헬스케어 분야 기술은 항공산업, 특히 항공관제에서 영감을 얻었다. 공항도 병원처럼 상호 연결된 시스템과 복잡한 절차 때문에 언제든지 프로세스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관제는 항공기의 이착륙을 안전하게 유도해 내고 있다는 점에서 알고리즘의 유사성을 활용했다.

이처럼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헬스케어가 스탠퍼드 학생들에 의해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헬스케어는 원격 진료나 건강 상담을 말하지만 광의의 개념으로는 질병의 예방과 치료, 건강관리 과정을 모두 포함한 용어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최근에는 빅데이터나 IT와 융합된 다양한 케어솔루션이 나타나고 있다.  

카렌타(Carenta)는 산모의 자간전증(preeclampsia) 예방과 치료, 그리고 태아 건강을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술 스타트업이다. 임산부의 고혈압 장애 중 하나인 자간전증은 다른 고혈압 질환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 출산과 산모 또는 태아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연간 100만 명의 임산부가 자간전증과 유사한 증상을 앓고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 회사는 임신중독증을 파악하기 위한 혈청 기반 진단 테스트도 개발한 바 있는데, 그 가치가 인정돼 최근 임상의에게 특수 진단검사 툴을 제공하는 프로제니티(Progenity)에 인수됐다.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운 혁신기술 창업 모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메디그램(Medigram)은 의사와 다이렉트로 연결해 주는 메시징 플랫폼을 현재 선보이고 있다. 일반인이 자신의 건강에 관한 질문을 하면 즉시 답변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다. 

샵웰(Shopwell)은 음식과 건강을 주제로 한 푸드테크(Foodtech) 비즈니스 모델이다. 사람은 신체 상태가 각기 다른데도 음식 선택은 일반화된 점에 착안했다. 먼저 식품 프로파일을 만들어 제품의 특성을 DB화하고 각 제품의 평균치를 산출한다. 소비자는 사고자 하는 제품을 스캔해 식품 프로파일과 일치하는지 확인한 후 구매하면 된다. 물론 사전에 소비자의 신체 상태에 따른 최적화 비율을 등록해야 한다. 예컨대 연령과 성별에 따라 ‘글루텐 없는 간식’이나 ‘당분이 낮은 설탕이나 주스’에 이르기까지 좋아하는 요리 목록을 만들고 1점에서 100점까지 점수화한 다음 Excellent Match(85~100)된 제품을 구매하는 식이다.    

국내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시사저널이코노미가 주최한 스타트업 포럼 2018 모습 ⓒ 시사저널 고성준
국내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시사저널이코노미가 주최한 스타트업 포럼 2018 모습 ⓒ 시사저널 고성준

기존 의료 환경에 혁신 기술 도입 ‘붐’

브레스웨어(Breathware)는 뇌와 신체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호흡방법을 바꾸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동사 제품의 대부분은 수면 무호흡증 및 수면 관련 질환관리를 돕기 위해 개발했다. 그런가 하면 애널리틱스md(analyticsmd)는 병원의 업무를 간소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환자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관리함으로써 최적의 직원만으로도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해낼 수 있게 했다.

이처럼 오래, 그리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담은 혁신 기술들이 기존 의료 환경과 결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유사한 모델로 도전한 사례는 많다. 그럼에도 상용화되지 못한 이유는 개인정보 보호법과 의료인들의 닫힌 마인드가 장애가 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의 전향적인 마인드 전환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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