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방적인 상산고 자사고 취소는 교육감 권한 남용”
  • 전북 전주 / 박성의 기자 (sos@sisajournal.com)
  • 승인 2019.06.28 17:00
  • 호수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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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삼옥 상산고 교장 "자사고 지정 취소 시 행정소송…청문에서 부당함 밝힐 것"

상산고의 운명은 청문회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청문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교육청이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을 내렸을 때 학교나 학교법인의 의견을 듣는 절차다. 상산고의 청문은 오는 7월8일 전북교육청에서 열린다. 청문 이후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자사고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상산고 측은 청문에서 이번 평가에서 낮은 점수(4점 만점에 1.6점)를 받은 ‘사회통합전형(사회적 배려) 대상자’ 선발 지표의 부당성을 집중적으로 따질 방침이다.

6월26일 학교에서 만난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상산고는 사회통합전형 선발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자체적으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선발해 왔던 것”이라며 “그런데 시간도 얼마 주지 않고, 갑자기 사회통합전형 선발 비율을 10%로 올리라는 것은 명백한 편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청문에서 이번 평가의 부당함을 따지기 위해 밤낮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교장은 상산고가 ‘입시 학원’으로 전락했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고위 공무원부터 국회의원들까지 그들의 자녀들 중 많은 이들이 서울 강남이나 외국에서 학교를 다녔다. 상산고는 오히려 인재의 해외유출 등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는 명문고”라며 “자사고 심사 과정에서 절차적인 문제 등이 너무 많았다. 이번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은 교육감의 명백한 권한 남용”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 시사저널 박정훈
ⓒ 시사저널 박정훈

자사고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예상도 못했다. 이번 평가에서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았는데 사실 못해도 80~85점은 받을 줄 알았다. 다른 시·도 자사고는 70점만 받아도 지위가 유지되지 않나. 유독 전북교육청만이 80점으로 상향해 평가했다. 부당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회통합전형 부문에서 감점을 당한 게 자사고 취소의 결정적 사유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초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 전북교육청은 최근 5년간 각종 공문서에서 사회적 배려 대상자 선발 비율을 '3% 이내' 또는 '자율'이라고 적힌 공문을 보내왔다. 그러다 올해 갑자기 10%로 올린 것이다. 그래놓고 이번 평가에서 교육청은 상산고가 사회통합 전형 대상자 선발을 소홀히 했다며 4점 만점에서 2.4점을 감점했다.”

자사고 폐지는 문재인 정권의 핵심 공약이기도 했다. 이 같은 압박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나.

“물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김상곤 전 교육부 장관을 만난 적도 있었다. 그 때 김 전 장관이 '하루아침에 (자사고가) 폐지되지는 않을 것'이라 말하기도 했었다.”

이번 평가에 김승환 전북교육감의 의도가 개입됐다고 보나.

“명백한 권한 남용이다. (교육감이) 독불장군식 이념, 자기 혼자만의 이념을 갖고 있다. 원래부터 자사고 지정을 취소할 목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교육감은 평가위원 명단도 공개하지 않았다. 평가위원이 어떤 기준으로 선발됐는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내놓은 평가 설명을 보면 황당한 내용이 많다.”

구체적으로 어떤 평가 설명을 말하는 것인가.

“모든 자료를 다 공개할 수는 없다. 다만 한 예로 이번 평가에서 상산고의 건학이념도 문제를 삼았더라. 감점 사유가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존중하지 않는 건학이념이라는 것이다. 건학이념은 말 그대로 학교를 세운 사람이 정하는 것인데, 건학이념의 개념조차 제대로 모르고 평가한 것이 아닌가 싶다.”

자사고 폐지에 찬성하는 이들은 상산고가 ‘입시 학원’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애초 공부가 좋아서, 공부가 하고 싶어서 온 아이들이다. 만약 상산고 같은 학교가 사라진다면 이 아이들이 어디로 가겠나. 아마 강남 혹은 외국으로 빠질 것이다. (자사고를 반대하는) 정치인들이나 관료들도 막상 자신의 자녀들은 특목고나 외국에서 공부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자사고를 통해 인재와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자사고 폐지를 주장하는 교육감의 입장은 단호하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불안해 할 것 같은데.

“학부모들의 전화가 많이 오지만 되도록 받지 않으려 한다. 마치 학교가 학부모들을 선동하는 것 같은 모양새는 좋지 않다. 학생들은 생각보다 동요가 덜 하다. 걱정하지 말고 공부에 집중하라고 얘기해 놨다. 다만 입시생들이 불안해 할 수 있는데, 7월과 9월 예정대로 입학설명회를 열 것이다. 최종적으로 지정취소 처분이 이뤄질 경우에도 행정소송이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등 모든 법적구제 수단을 취할 것이다. 당장 상산고가 자사고 지위를 잃을 일은 없다.”

교육부가 상산고 재지정 취소 결정에 부동의할 것이란 기대가 있나.

“교육부가 난처한 입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교육감의 일탈과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 ‘부동의’가 존재하는 것이다. 아니라고 판단하면, 아니라고 결정하면 된다. 교육부 장관이라면 정치논리나 이념에서 탈피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향후 계획은.

“우선 청문 준비에 전념할 것이다. 학교가 시끄럽지만 교육과 수업도 놓칠 수 없다. 이 두 가지를 모두 해내야 하기에, 밤낮으로 정말 바쁘다. 청문 과정에서 전북교육청 평가가 어느 부분에서 불합리했고 또 부적격했는지 적극적으로 지적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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