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정부는 필요성 강조, 文 대통령 “원치 않아” 
  • 공성윤 기자 (niceball@sisajournal.com)
  • 승인 2019.09.11 14:49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靑, “대통령이 ‘기록관 원하지 않는다’ 단호히 말해”…행안부가 세운 건립 계획 백지화

문재인 대통령이 “나는 개별기록관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9월10일 정부가 총 172억원의 예산을 들여 문 대통령의 ‘개별 대통령 기록관’ 건립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온 뒤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9월11일 오전 청와대에서 대통령 기록관 건립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9월11일 오전 청와대에서 대통령 기록관 건립과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9월11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개별기록관 건립을 지시하지도 않았으며 그 배경은 이해하지만 왜 우리 정부에서 시작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해당 뉴스를 보고 당혹스럽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기사를 보고 나서야 개별기록관 건립 계획에 대해 알았다는 것이다. 

고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당혹스럽다고 말씀하시면서 불같이 화를 내셨다”고 전했다. 이어  “마치 문 대통령이 지시를 해서 개별기록관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보도가 되고 있다”며 “기록관을 원하지 않는다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건립 계획이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된 셈이다. 

앞서 박완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9월10일 “행정안전부(국가기록원)가 문 대통령이 퇴임하는 2022년 5월 개관을 목표로 총 172억원의 예산을 들여 ‘문재인 개별 대통령 기록관’ 건립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행안부는 기록관 건립을 위해 청와대 등과 협의를 끝내고 내년도 예산안에 부지 매입비와 설계비, 공사착공비 등 모두 32억1600만원을 편성했다”고 덧붙였다. 

건립 계획의 구체적 수준까지 공개됐다. 박 의원실에 따르면, 부지는 부산 일대로 검토되고 있다. 착공은 2021년 1월로 알려졌다. 개별기록관에는 문 대통령의 임기 중 만들어진 각종 공공기록물이 보관될 예정이라고 한다. 국가기록원은 기록관 설립 이유에 대해 “세종시에 있는 통합대통령기록관의 서고 사용률이 83.7%에 이르기 때문”이라고 언론에 설명했다. 

이내 비판이 쏟아졌다. 박 의원은 “현직 대통령이 재임 중에 국민 세금으로 자신의 대통령 기록관을 건립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선 찾아보기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주영 한국당 의원은 “국민을 개나 돼지쯤으로 생각하지 않으면 도저히 못 할 일”이란 원색적인 비난을 내놓았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 정권의 인생 이모작 프로젝트인가. 한국당은 1원도 용납할 수 없다”고 쏘아붙였다. 

일각에서는 국가기록원이 대통령에게 미리 보고하지 않고 개별기록관 건립 계획을 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오해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맡고 있는 이채익 한국당 의원은 “대통령에 대한 과잉 충성”이라고도 했다. 한편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문 대통령의 발언이 공개지기 전인 11일 오전 MBC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 기록은 개인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의 것”이라며 개별기록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