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습‧인턴이라도 함부로 자르면 큰 코 다친다
  • 노재찬 노무법인 해원 대표노무사 (bluesky2293@naver.com)
  • 승인 2019.09.20 15:58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재찬의 노무궁금] 6회 - 알쏭달쏭한 인턴‧수습직원 근로계약
수습기간 끝났어도 노동위 부당해고 신청 가능
7월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7월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철폐를 촉구하고 있다. ⓒ시사저널
노재찬 노무법인 해원 대표노무사
노재찬 노무법인 해원 대표노무사

회사를 다니다 보면 시용, 수습, 인턴 등 ‘과도기적 근로관계’를 나타내는 단어를 종종 접한다. 근로계약 시 대개 ‘수습 기간’이라는 조항이 있고 대부분 급여를 100% 지급하지 않거나 수습기간 중 평가를 거쳐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포함돼 있다. 그렇다면 수습기간 중에는 회사 임의대로 임금을 정하고 계약을 종료할 수 있을까.

먼저 수습기간 인정요건에 대해 살펴본다. 수습기간은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또는 근로계약에 그 근거가 있어야 하고 또한 근무평정 표에 의한 평가방법이 존재할 경우 인정받기 용이하다. 즉, 서면명시 없이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근로기준법에 수습기간 명시돼 있지 않아

다음으로 수습기간에 대한 논의다. 수습기간은 많은 회사가 근로계약서에 3개월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근로기준법에서는 수습기간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3개월을 초과하는 수습기간 설정은 근로자의 고용불안 상태를 장기화시키기 때문에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판례에서는 사회통념상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 6월(대전지법 2015.2.5, 2014구합 100626) 또는 1년(서울행법 2006.5.9, 2005구합42061)의 기간을 인정한 적이 있으나 매우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7월1일 국회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온전한 정규직 전환 및 차별 철폐, 노정교섭 촉구'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시사저널
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7월1일 국회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온전한 정규직 전환 및 차별 철폐, 노정교섭 촉구'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시사저널

한편 3개월로 정한 수습기간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연장 시키는 경우도 실무에서 자주 목격할 수 있는데 수습기간 연장은 근로자의 법적 지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근로계약의 중요한 일부를 이루는 사항이므로 최소한 수습기간의 연장은 그에 대해 근로자가 동의하거나 근로자에게 통보돼야 그 효력이 있다. (서울행법 2006.9.26, 2006구합 20655)

세 번째, 수습기간 중 임금의 지급이다. 수습기간에는 노동관련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업종에 따라 최저임금 이하를 지급하기 도 하고 심지어 30만원, 50만원을 지급하는 사례도 목격한 바 있는데,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근거가 있다면 약정된 임금의 100%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아무런 제한이 없는 것은 아니고 최저임금법 제5조 제2항(동법 시행령 제3조)에 따라 수습 사용한 날로부터 3월 이내인 근로자에게는 최저임금액의 90%를 지급해야 된다. 다만, 1년 미만의 기간을 정해 근로 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반드시 최저임금을 준수해야 한다.

 

수습근로자 근무기간에 수습기간 포함돼

네 번째, 수습근로자 해고 문제이다. 수습 근로자에 대한 논의 중 가장 심각한 오해가 있는 부분이 근로관계 종료를 둘러 싼 문제인데, 결론부터 말하면 수습근로자라고 회사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판례를 살펴보면 수습근로자는 사용자에게 해약권이 유보돼 있다는 표현을 쓰고 있으며 이는 정규직 근로자보다 폭 넓은 해고 사유를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수습근로자에 대한 근로관계 종료도 결국 해고이기 때문에 수습기간 종료와 동시에 해고된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

2016년 9월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구직자들이 면접 메이크업 컨설팅을 받고 있다.  ⓒ시사저널
2016년 9월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마당에서 열린 '대한민국 취업박람회'에 참여한 구직자들이 면접 메이크업 컨설팅을 받고 있다. ⓒ시사저널

다섯 번째, 수습근로자에게도 해고 예고를 해야 하는가다. 이 부분과 관련돼 2015년 12월 월급근로자로서 6개월이 되지 못한 자를 해고예고 적용 예외 대상으로 한 규정이 위헌 판정을 받은 적 있다. 이를 계기로 고용형태에 따라 해고예고 적용제외 여부를 결정하는 이전 방식이 폐지되고 계속 근로기간을 기준으로 일원화하게 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근로기간이 3개월 미만인 수습근로자의 경우 해고예고 없이 해고하는데 문제가 없다. 따라서 해고예고수당도 자연스럽게 발생되지 않는다.

그 밖에 수습근로자에 대한 노동법 적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실무에서 가장 간과하는 부분이 바로 계속 근로기간 포함여부일 것일 텐데 퇴직금 산정, 연차유급휴가 산정 등 입사일을 특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경우, 수습기간을 해당 기간에서 제외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그리고 수습기간에 사회보험을 가입하지 않는 경우도 많이 발견되는데 수습근로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 받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모든 근로자이기 때문에 수습기간 중의 근로자도 사회보험적용 대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

2017년 6월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학생들이 경찰면접모의면접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2017년 6월8일 오후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학생들이 경찰면접모의면접을 하고 있다. ⓒ시사저널

한편, 수습근로자를 근로자로 보지 않는 관행 때문에 급여 처리 시 근로소득자가 아닌 사업소득 자로 처리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나중에 세무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앞으로는 수습근로자도 일반 근로자와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고 노무관리에 임해야 한다.

이 기사에 댓글쓰기펼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