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부메랑, 추석 지나고 더 나빠진 PK 文 지지율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19.09.2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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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 7%p 하락…알앤써치 조사

문재인 대통령은 여태까지 국회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재송부 요청한 바로 다음날 대부분의 인사들을 임명해왔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7~8일 주말 이틀 동안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미룬 채 숙고했다. 문 대통령이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 임명할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당시 조 후보자 임명 찬성 여론은 떨어지고 반대 여론이 계속 높아지는 추세였다. 문 대통령은 지지하지만 조국 임명에 반대한다는 여론이었다. 자칫 여론 추이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임명하면 '조국 리스크'가 지지층 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문 대통령이 장고를 거듭한 이유였다. 결국 지난 9일 임명 후 약 열흘 만에 문 대통령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월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현장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9월10일 오전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현장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은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조국 사태' 추석 밥상에 올라…부·울·경 민심 이반 부추겨

문 대통령과 조 장관의 출신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의 민심 추이는 어떨까. 여론조사전문기관 알앤써치가 18일 발표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긍정평가)는 지난주보다 7.0%p 떨어진 33.0%로 집계됐다. 조사는 (주)데일리안 의뢰로 지난 16∼17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064명을 대상으로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0%p)이뤄졌다. 국정수행 부정평가는 5.3%p 오른 61.5%다. 두 배 가까운 부정론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은 이 객관적인 수치보다 상대적 개념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조 장관 임명 후 일주일 만에 7.0%p 떨어졌다. 다시 말해 추석 전 조사에 비해 7.0%p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부산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부산·울산·경남은 인구가 많은 지역이다. 이곳의 이런 분위기가 전체적인 국정수행 지지도에도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며 "7개월도 남지 않은 총선에서 이 지역 더불어민주당은 일단 빨간불이 켜졌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또 지역 정치권은 일주일 전만 해도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가 이처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던 점도 주목한다. 지난 12~15일 추석 연휴를 거치면서 긍정평가가 큰 차이로 떨어진 건 조 장관 임명 문제가 추석 밥상에 떠올랐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사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8일 이낙연 총리, 청와대 노영민 비서실장 등 여권 핵심 인사들만 참석한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적격'이란 당의 의견을 전했다. 이후 여권은 '8일 임명 재가→9일 임명장 수여→10일 국무회의 참석' 수순을 속전속결로 밀어붙였다. 조 장관 문제를 "추석 밥상에 올려선 안된다"는 정무적 판단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대통령 지지도를 끌어내리는 후폭풍을 남겼다.

과연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추석 민심은 무엇일까. 조 장관 임명 이후에도 가족과 관련한 검찰 수사 내용이 인사청문회 답변 등과 다르게 연일 보도되면서 민심이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경남의 한 정치 평론가는 "만약 조 장관의 해명이 거짓말로 드러나지 않고 진실 공방만 벌이고 있다면 지금처럼 여론이 악화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조 장관 부인인 정경심 교수의 검찰 소환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조 장관 본인도 검찰 수사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강석진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9월19일 오후 경남 창원 (구)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조국 퇴진' 시민 서명을 받고 있다 ©시사저널 이상욱
강석진 자유한국당 경남도당 위원장(사진 가운데)이 9월19일 오후 경남 창원 (구)한서병원 앞 광장에서 '조국 퇴진' 시민 서명을 받고 있다 ©시사저널 이상욱

'조국 사태' 한 달, 부·울·경 무당층만 늘어…속 타는 한국당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 한 달 동안 자유한국당은 '조국 퇴진 서명·삭발식' 등 '반(反)조국 투쟁'을 벌였다. 그러나 당 지지율은 전혀 오르지 않고 있다.

19일 tbs·리얼미터 여론조사(성인 2007명 대상,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2%p)에 따르면, 부산·울산·경남의 한국당 지지율은 42.0%에 그쳤다. 일주일 전 조사(43.9%)에 비해 1.9%p 하락한 것이다. 민주당은 34.3%로 전주(31.2%)에 비해 오히려 3.1%p 올랐다.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거나 '모르겠다'는 이른바 무당층은 22.6%였다. 일주일 전에 비하면 0.3%p 늘어난 수치다. '대통령에 실망했지만 한국당도 지지하기 싫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장관 지명을 거치면서 부산·울산·경남은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無黨)층' 비율이 20% 넘게 늘어났다. 10% 이하였던 이전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조 장관 임명을 강행하자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지지했던 중도층이 지지를 철회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들 무당층은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지만, 한국당도 지지하지 않고 있다.

한국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까닭이다. 이에 대해 한국당 일각에서는 "'조국 사태'가 벌어지는 현 상황에서는 한국당 지지율이 더 높아져야 하는데 무당층만 늘어나고 있다"며 "무당층을 한국당으로 끌어들이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알앤써치 여론조사는 무선 100% RDD 전화면접 방식을 통해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11.4%다.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지난 16~18일 유무선 RDD 전화면접 방식(무선 전화면접 10%, 유선 20%, 무선 70%)을 통해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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