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다저스 팀내에서 여전히 의문부호인가
  •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sisa@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3 10:00
  • 호수 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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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최고 활약에도 포스트시즌 3선발…다저스, 내구성에 의문
다저스 탈락에 아쉬움 더해

10월7일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8번째로 포스트시즌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5이닝 동안 2실점을 했지만, 4·5회 두 번의 큰 위기를 잘 넘기며 포스트시즌 통산 3승째를 거두었다. 직전까지 홈에서 1승1패를 기록한 다저스 입장에서 원정 첫 경기를 내주면 5전 3선승제 시리즈에서 홈으로 귀환도 하지 못한 채 탈락할 뻔한 위기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3차전 호투가 있었음에도 LA 다저스는 결국 4·5차전을 잇따라 워싱턴 내셔널스에게 내주면서 2승3패로 탈락했다. LA 다저스는 7번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음에도 7번 모두 우승 달성에 실패하는 불명예를 안은 것이다.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리며 포스트시즌을 단단히 벼르고 있던 류현진으로선 허무한 순간이었다. 

올 시즌 류현진은 14승5패로 팀 내에서 커쇼(16승5패)에 이은 다승 2위다. 여기에 2.32의 평균자책점은 메이저리그 전체 1위이고, 9이닝당 1.2볼넷 역시 1위 기록이었다. 개막전 선발이자 올스타전 선발투수의 영예를 안았던 류현진이지만, 이런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포스트시즌에서 3선발로 밀렸다. 1·2 선발이었다면 홈에 설 수 있었으나, 3선발로 인해 그는 원정경기에 등판해야 했다. 그동안 포스트시즌에서 다소 약한 면모를 보였던 류현진을 코칭스태프는 여전히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일까. 결과론이지만, 만약 류현진이 당초 예상대로 디비전시리즈에서 2선발로 나갔다면 시리즈 결과는 달라졌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더욱 아쉽다. 과연 7년째 몸담고 있는 다저스가 생각하는 류현진은 팀 내에서 어떤 존재일까.

류현진은 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출장했다. ⓒ 연합뉴스
류현진은 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 선발출장했다. ⓒ 연합뉴스

압도적인 홈 성적에도 뷸러·커쇼에게 홈 선발 내줘

올 시즌이 시작되면서 류현진을 바라볼 때 최대의 적은 ‘내구성’이었다. 메이저리그 진출 3년째인 2015년 스프링 트레이닝에서 발생한 어깨 부상은 수술로 이어졌고, 2년 동안 단 한 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할 정도로 수술과 재활의 시간은 길었던 인고의 시간이었다. 그리고 2018년 화려하게 복귀했지만, 경기 중 사타구니 근육 파열로 3개월 이상 또 재활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건강한 상태로 등판한 15경기에서 7승을 거두었고 1.93이라는 놀라운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런 기세는 올해까지 연결된 것이다. 물론 올 시즌에도 옥에 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두 번의 10일짜리 부상자 명단 등재와 8월 중순에서 9월초까지의 갑작스러운 부진이다. 당시 4경기에서 류현진은 3패를 당했고 평균자책점은 무려 9.95의 심한 부진을 보였다. 사이영상 경쟁 0순위에서 수상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밀린 것이다. 다행히 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2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3실점만을 허용하며 좋은 분위기를 포스트시즌 첫 등판까지 연결시켰다.

이번 디비전시리즈를 앞두고 주변의 선발투수 순서 예상은 대체로 다음과 같았다. 젊은 에이스로 새로 떠오르고 있고 현재 다저스 선발진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워커 뷸러가 1선발, 홈에서 가장 성적이 좋았던 류현진이 2선발, 그리고 가장 노련한 과거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원정 첫 경기인 3차전 선발로 예상됐다. 그런데 뷸러의 1선발은 예상대로 갔지만, 막상 팀의 선택은 의외로 류현진의 3선발이었다. 이런 선택에 대해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만약 시리즈가 최종전인 5차전까지 갈 경우 커쇼를 불펜으로 기용하기 위함이란 것이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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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얘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첫째 류현진의 올 시즌 홈경기 성적은 14경기에 등판해 10승1패, 평균자책점 1.93으로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당연히 뷸러나 커쇼보다 훨씬 좋다. 둘째로 상대 팀과의 기록에서 절대적인 천적 관계나 선수 구성에 따른 확실한 장단점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또 스케줄상으로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 포스트시즌에 나오는 순서는 일반적으로 팀에서 생각하는 강한 투수 순서가 된다. 결국 팀에서 바라보는 류현진에 대한 신뢰도는 세 번째임을 부인하기 어려워 보인다. 

LA 다저스는 여전히 류현진의 내구성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류현진은 2번의 부상자 명단에 올랐지만, 이로 인해 실제로 던지지 못한 경기는 3~4경기 정도로 팀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했다. 부상 당시나 류현진이 시즌 후반 고전할 당시에도 팀은 단 한 번도 류현진의 체력적인 문제를 거론치 않고 오히려 부정했다. 하지만 류현진의 뛰어난 홈경기 성적 외에도 주목할 만한 또 다른 기록이 있다. 바로 올 시즌 6일 이상 휴식을 취하고 등판한 경기 성적이다. 올 시즌 이런 경우는 8번이 있었고,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6승1패 1.18이라는 엄청난 호성적을 보인 것이다. 결국 류현진이란 투수에게 최상의 결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하루라도 더 쉬고 나오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할 수 있는 합리적 추론도 가능하다.

흥미로운 점은 로버츠 감독이 5차전 불펜 기용을 염두에 두고 류현진과 등판 일정을 바꾸었다는 커쇼를 4차전 초반부터 불펜에 대기시킨 것이다. 실제로 커쇼는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투입된 경우가 6차례 있었다. 그중 3번은 무실점 투구였다. 이런 활용도가 류현진과 등판 일정을 맞바꾼 이유일 가능성이 높다. 류현진은 정규시즌 126경기와 포스트시즌 8경기 등 메이저리그 진출 후 총 134경기에 출장했지만, 불펜 등판은 단 한 번이었고 그것도 2017년 4이닝 투구로 메이저리그에서 유일한 세이브를 기록했을 때였다. 국내 시절부터 그는 불펜 경험이 전무해 이런 기용이 불편하다는 강한 의사를 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류현진과 커쇼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경력 차이만큼 차이가 있다. 류현진은 8경기 출장 3승2패 성적이었고, 커쇼의 경우 무려 31경기에 뛰며 9승11패다. 두 선수의 포스트시즌 단계별 성적도 비슷하다. 류현진은 디비전시리즈 4경기에서 2승 무패 3.00, 챔피언십시리즈 3경기에서 1승1패 4.40, 월드시리즈 한 경기에서 7.71의 성적을 기록했다. 반면 커쇼는 디비전시리즈 13경기에서 5승4패 3.78, 챔피언십시리즈 13경기 3승5패 4.61, 월드시리즈 5경기 1승2패 5.40을 기록했다. 두 선수 모두 포스트시즌 시리즈에 올라갈수록 성적이 떨어지는 공통점을 보였고, 통산 평균자책점도 류현진 4.05, 커쇼 4.33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포스트시즌 불펜 활용도에서 두 선수의 기용 순서가 바뀌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감독의 선택은 패착이 되고 말았다. 

성적상으로 류현진은 분명히 올 시즌 다저스의 에이스였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순서는 그렇지 않았다. 정리를 하면 류현진의 체력적 부담감, 불펜 투수 경험이 선발 순서에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LA 다저스에서 단기계약을 제안할 가능성이 높지만, 류현진이 팀을 옮기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류현진과 LA 다저스의 궁합은 참으로 애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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