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마’ 이춘재가 100억원대 자산가?
  • 안성모 기자 (asm@sisajournal.com)
  • 승인 2019.10.15 11:00
  • 호수 1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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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연쇄살인 용의자 가족 보유 재산의 진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용의자 이춘재가 DNA 결과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시인하지 않고 있던 9월말 그의 가족 재산이 1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랐다. 이춘재 일가가 사는 화성시 진안동 일대가 개발 호재를 맞아 땅값이 폭등했다는 것이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이 지역은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피해자들의 시신이 발견된 곳은 논바닥이나 농수로, 아니면 야산이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허허벌판과 산속을 이 잡듯 뒤지며 증거를 찾아 헤맸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수도권 개발이 용인을 지나 화성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동탄신도시 개발이 추진됐고, 인근에 삼성전자 화성사업장도 들어섰다. 지역 인구가 급증하면서 여기저기 상권이 형성됐고 원주민 중에서도  이른바 ‘땅 부자’가 생겨났다. 평당 몇천원 하던 땅이 몇백만원으로 뛰었다고 한다.

조선일보를 비롯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춘재의 가족도 수십억원대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집안은 대대로 벼나 고구마 농사를 지으며 많은 농지를 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이 개발돼 땅값이 오르면 일부를 팔고 다른 농지를 구입하는 등 매도와 매입을 통해 자산이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춘재의 모친 김아무개씨는 진안동에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몇 차례 매각했고 지금도 이 지역에 다수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아들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특정된 데 대해 “그런 애가 아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처제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전처가 가출해 순간적으로 홧김에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이 지역은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당시 범행 증거를 찾기 위해 농수로와 논바닥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들 ⓒ 연합뉴스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이 지역은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당시 범행 증거를 찾기 위해 농수로와 논바닥을 조사하고 있는 경찰들 ⓒ 연합뉴스

화성 일대 개발 호재로 땅값 급등

당초 이러한 보유 자산으로 인해 이춘재가 자백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돌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춘재가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공소시효가 지나 형사처벌은 어렵지만 손해배상청구 등 민사소송은 가능하기 때문에 범행을 인정할 경우 재산 압수를 우려할 수 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하지만 피해자 유족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인정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사에 공소시효가 있는 것처럼 민사에도 채권의 소멸시효가 있기 때문이다. 범죄 행위를 당한 피해자 유족들은 손해배상 청구권을 갖는데, 일정 기간 동안 청구하지 않으면 채권이 소멸된다는 것이다. 그 기간이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또는 범죄 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으로 규정돼 있어 소멸시효가 넘어선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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