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어머니 강한옥 여사 별세…현직 첫 모친상
  • 조문희 기자 (moonh@sisajournal.com)
  • 승인 2019.10.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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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92세…3일간 가족장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10월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모친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딸 결혼식을 앞두고 강 여사가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모습. ⓒ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29일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 딸 결혼식을 앞두고 강 여사가 문 대통령, 김정숙 여사와 함께 기념촬영을 한 모습. ⓒ 연합뉴스

고인은 노환에 따른 신체기능 저하 등으로 최근 부산의 한 병원에 입원했고, 이날 저녁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생을 마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26일에도 헬기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해 위독해진 모친의 건강 상태를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10월30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다행히 편안한 얼굴로 마지막 떠나시는 모습을 저와 가족들이 지킬 수 있었다”며 “(고인은) 평생 돌아갈 수 없는 고향을 그리워하셨고,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처럼 고생도 하셨지만,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제가 때때로 기쁨과 영광을 드렸을지는 몰라도 불효가 훨씬 많았다”며  “특히 제가 정치의 길로 들어선 후로는 평온하지 않은 정치의 한복판에 제가 서있는 것을 보면서 마지막까지 가슴을 졸이셨을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어 “마지막 이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했다”며 “이제 당신이 믿으신대로 하늘나라에서 아버지를 다시 만나 영원한 안식과 행복을 누리시길 기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장례를 가족장으로 조용히 치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 등 5부 요인은 물론이고 국무위원과 정치권 인사 등을 포함한 외부 조문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조문과 조화를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뜻을 전하며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의원은 조문을 하려다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한편 함경남도 함주가 고향인 강 여사는 1950년 ‘흥남 철수’ 당시 경남 거제에 정착했고, 1953년 둘째이자 장남인 문 대통령을 낳았다. 1978년 작고한 문 대통령의 부친 문용형 씨와 강 여사는 슬하에 2남 3녀를 뒀다.

사실상 언론에 노출된 적이 거의 없는 강 여사는 2017년 5월 대통령선거 기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잘난 사람은 세상에 많지만 재인이는 말로 다 표현 못할 정도로 참 착하다. 만에 하나 대통령이 된다 해도 마음 변할 사람이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표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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