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다르크’가 뽑아드는 劍은 다르다
  • 유지만 기자 (redpill@sisajournal.com)
  • 승인 2019.12.13 14:00
  • 호수 1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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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 후보자, 첫 카드는 ‘인사’…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 주목돼

“말 그대로 ‘조국보다 더 센 사람’이 왔다.” 추미애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며 ‘추미애-윤석열’ 조합에 정국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지 50여 일 만이다. 그동안 청와대는 신임 법무부 장관 인선에 고심을 거듭했고, 선택은 판사 출신의 5선 국회의원 추 전 대표였다. 이제 추 전 대표는 신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추 후보자는 ‘추다르크’ ‘추고집’ 등으로 불린다. 1997년 대선 당시 호남 출신의 김대중(DJ) 민주당 후보가 발 붙이기도 어려웠던 고향 대구에서 ‘잔다르크 유세단’을 이끌며 DJ 당선에 기여했고, 이때 얻은 별명이 추다르크다. 20여 년간의 정치생활 내내 강성 이미지를 보여왔고, 여성으로서 당 대표까지 역임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고집스러워 보일 정도의 뚝심이 있었다는 평가다. 현재 법무부는 정국의 중심에 서 있다. 조국 전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 ‘검찰 개혁’이 화두로 떠오른 데다, 국회에 제출된 패스트트랙 법안에 공수처법을 포함한 검찰 개혁 관련 법안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민주당 대 검찰’ 간 대결 양상이 이제 ‘법무부 대 검찰’ 대결 양상으로 바뀔 전망이다. 그만큼 추 후보자의 미션은 분명해 보인다. 여권 입장에서 보면 ‘칼춤’을 추고 있는 검찰을 통제하는 게 우선이다. 그런 점에서 ‘추미애 체제’의 법무부가 행사할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검찰 견제 카드로는 가장 먼저 인사권이 꼽힌다. 특히 현재까지 공석인 채로 남아 있는 검사장 6자리에 대한 인사가 지금의 ‘윤석열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으로 전망된다. “추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법무부 장관 권한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최선의 (인사) 방법을 찾을 것”이라는 예상도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2월9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2월9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시스

현재 공석 중인 검사장급 인사에 주목

법무부는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직전인 7월26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내면서 대전·대구·광주고검장, 부산·수원고검 차장, 법무부 연수원 기획부장 자리 등 6개를 비워뒀다. 모두 검사장급이다. 이 6자리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시절에도 인사를 내지 않아 현재까지 공석으로 있다. 이 자리에 대한 인사권은 대통령과 법무장관에게 있다. 검찰청법 제34조 제1항은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총장은 단지 의견을 낼 수 있을 뿐이다.

현재 추 후보자가 장관으로 취임할 경우 첫 번째 조치로 검사장급 6자리에 대한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취임 예상 시기가 검찰 정기인사 시기와 맞물리기도 하고, 신임 검사장에게 힘을 실어줌으로써 현재 특수통 일색인 ‘윤석열 체제’에 대한 견제 포석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6자리 가운데 고검장 3명과 고검 차장 2명 등 고검 인사가 5자리나 있다는 점을 주목하는 시선이 많다.  

고등검찰청의 사무 범위에는 관할 지방검찰청에 대한 감찰 임무도 포함돼 있다. 대검 감찰본부가 전국 고검에 있는 감찰 부서를 지휘하는 형식으로 검찰 전체에 대한 감찰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구조다. 현재 법무부 검찰개혁위원회는 검찰에 대한 감찰 기능 강화를 천명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기존 대검에 부여돼 있는 감찰 기능의 무게중심을 법무부로 옮겨 검찰의 ‘셀프 감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고검에 있는 감찰부서를 어떻게 운영하게 될지도 고려 사항이다. 검찰개혁위는 10월7일 검찰에 대한 법무부의 감찰권 실질화 방안을 심의·의결하고 법무부 훈령 등에 있는 관련 규정을 즉시 삭제하라고 권고했다. 구체적으로는 대검이 가지고 있는 1차 감찰 기능을 없애고 법무부가 검찰에 대한 감찰권을 지휘·감독해야 한다는 취지다. 개혁위는 “정부조직법과 검찰청법 등에 따라 법무부에 검찰청 지휘·감독 권한이 있고 감찰권은 이를 실질화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밝혔다. 검찰개혁위의 권고대로 추진된다면 전국 고검에 있는 감찰부서에 대한 지휘 권한을 법무부가 갖게 되는 셈이다.

추미애 후보자가 12월말 또는 1월초 장관으로 정식 취임하게 되면 설연휴를 지나자마자 바로 2월 검찰 인사 시즌이 이어진다. 자연스레 ‘추미애 체제’ 첫 작품은 인사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관건은 이 과정에서 법무장관에게 허락된 권한을 어느 선까지 행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대검과 서울중앙지검 간부들이 포함되는 대폭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윤석열 총장과 밀착돼 있는 간부들을 향한 일종의 ‘인사 보복’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다. 그 첫 번째 타깃에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이 거론되기도 한다. 검찰 안팎에서는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제외하고 대검 특수통 간부들이 줄줄이 좌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주어진 권한, 얼마만큼 휘두를지가 관건”

이 같은 예상은 추 후보자가 정치인생 내내 쌓아온 ‘강골’ 이미지에서 기인한다. 추 후보자는 의정활동을 하면서 고집스러울 정도로 소신을 내세우는 경향을 보여왔다. 대표적인 장면이 2009년 12월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시절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하고 당시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노동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일이다. 추 후보자는 당시 “노조법은 애초에 정쟁에서 분리하기로 한 것이었다”며 중재안 마련에 소극적인 민주당 의원들을 배제한 채 개정안 통과를 강행했다. 당시 민주당 내에서 “해당행위”라며 징계 절차를 밟았지만 추 위원장은 “사회 전반의 파급력이 큰 법에 대해 대안을 내세우며 이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게 정당과 정치인의 책무”라며 “나를 당내 정쟁의 희생물로 끌고 간다면 국민과 함께 나의 소신과 원칙을 끝까지 지킬 수밖에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추 후보자와 함께 오랜 시간 의정활동을 함께했던 한 인사는 “추 후보자는 기본적으로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절차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소신대로 밀어붙이는 스타일”이라며 “절차에 정당성이 있다면 받아들이지만, 다른 꿍꿍이가 있다고 판단되면 주저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법무부 장관에 오르더라도 추 후보자의 스타일이 유지된다면 검찰의 운신 폭이 좁아질 것이란 관측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호흡’이 중요하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지만 법이 정한 역할 안에서 관계를 맺을 뿐, 그 이상이나 이하의 관계도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간부를 역임했던 한 변호사는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 입장에서 ‘추미애 카드’는 가장 효과적이다. 특히 인사 시즌이 다가올 경우 추 후보자는 취임 즉시 검찰 전체를 휘어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검사 출신 변호사는 “과거 여성 장관으로 강금실 전 법무장관이 있었지만, 추 후보자는 강 전 장관과는 레벨이 다르다고 보면 된다”며 “여성 장관에 노련한 정치인이라 검찰 입장에서는 상대하기가 버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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