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제조업 체감경기 3분기 연속 하락…신년 기대 사라져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1.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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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10곳 중 9곳 "올해 1분기 경기, 작년 4분기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
자동차부품 등 주력업종 심리 하락, 르노삼성자동차 생산량 감축 주도
유통업 RBSI, 2015년 4분기 이후 18개월 연속 기준지수 미만 기록…경기 비관

부산 제조업체들 가운데 올해 경기 인식이 그다지 좋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불황, 고용환경 악화, 보호무역주의 등 대내외 경제상황 등으로 부산 제조업체의 체감경기가 크게 나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새해에 접어들며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신차 위탁 생산량 감축에 따른 우려가 겹치면서 기업 체감경기 전망이 어두워졌다.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 강서구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산상공회의소(부산상의)가 1월15일 발표한 '2020년 1분기 부산 제조업·소매유통업 경기전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부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BSI)는 83으로 작년 4분기 대비 3포인트 하락했다. 작년 2분기 101에서 3분기 92, 4분기 86으로 하락한 뒤 그 폭을 더 키워가는 모습이다. 

기업BSI는 기업이 인식하는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치 100 미만이면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의미다. 부산상의는 작년 12월3일부터 12월27일까지 부산 350개 제조업체(응답률 51.4%)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제조업 경기 심리 악화를 이끈 건 음식료품, 조립금속, 자동차부품이다. 음식료품(70)은 올해 1분기 20포인트 하락했다. 조립금속(63)도 국내외 수요 둔화로 인해 23포인트 하락했다. 자동차부품(47)은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이며 30포인트 떨어졌다.

부산상의는 제조업 경기전망지수의 대부분을 음식료품, 조립금속, 자동차부품업종의 경기 악화가 기여했다고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글로벌 자동차 수요 감소 등 경제 악재가 겹치면서 관련 업종의 체감경기를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경기 전망도 밝지 않다. 기업 10곳 중 9곳은 1분기 경기가 작년 4분기와 비슷하거나 악화될 것이라고 응답하면서다. 올해 1분기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99개 기업(55.0%)이"작년 4분기와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악화될 것이다"는 응답은 56개 기업(31.1%), "호전될 것이다"는 응답은 25개 기업(13.9%)에 불과했다. 신년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진 셈이다.

유통업도 제조업과 사정이 마찬가지다. 부산 유통업체들의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RBSI)가 지난 2015년 4분기(95)부터 18개월 연속 기준지수(100) 미만을 기록하고 있다. 내수부진 장기화와 소비 트렌드 변화 등으로 부산 유통업계의 체감경기가 좀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부산상의는 작년 11월25일부터 12월17일까지 부산 148개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올해 1분기 부산 소매유통업경기전망지수(RBSI)는 82로 작년 4분기 대비 4포인트 하락했다. 백화점(78)과 대형마트(86), 슈퍼마켓(83), 편의점(79) 등 모든 업태가 기준치(100)를 밑돌며 심리 악화를 이끌었다.

유통업체들은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은 이유로 소비심리 위축(56.1%), 비용 상승(20.3%), 경쟁 심화(16.2%)를 언급했다. 내수 침체가 업계 경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또 유통업체들은 매출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 규제완화(54.1%), 제조업 수준의 정책 지원(17.6%), 시급 인하 및 조정(16.9%)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제조업과 소매유통업 경기는 지역의 생산과 소비를 가늠하는 척도"라며 "이들 업종의 체감경기 회복을 위해선 경기부양책과 규제개혁 등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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