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 민심, '촛불혁명 완수' vs '정권 심판'
  • 부산경남취재본부 이상욱 기자 (sisa524@sisajournal.com)
  • 승인 2020.01.23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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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83, 김해신공항·인적쇄신 등 '설 밥상' 달굴 듯

80여일 앞으로 다가온 4·15 총선, 여야는 모두 당내 사정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더불어민주당은 현역 의원 '하위 20%' 살생부로 시끄럽다. 자유한국당은 '보수 통합'을 둘러싸고 새로운보수당과 본격적인 힘겨루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그 와중에 주요 정당들은 총선 공약과 인재영입 발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설 밥상'에 민생 문제 등을 주제로 올려 민심을 잡기 위해서다. 부산·경남(PK)에선 '문재인 정부를 한 번 더 밀어줘야 한다'는 주장과 '이제는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촛불혁명 완수'와 '정권 심판' 사이에서 요동치고 있는 셈이다.

PK는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당 주자 중 누구를 선택할지가 관건이다. 민홍철(민주당, 김해갑) 의원은 "이번 총선은 촛불혁명 완수로 나라의 기틀을 새로 짜는 선거다"며 "주요 개혁·민생 과제를 차질 없이 이행해온 '역량 있는 여당'이라는 점을 부각해 현 정부의 성공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강석진(한국당, 거창·함양·산청·합천) 의원은 "현 정권의 실정을 묻는 '정권 심판' 선거가 될 것"이라며 "재정 건전성 강화, 탈원전 정책 폐기 등 공약으로 대안 정당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이 키워드지만 '설 밥상'을 둘러 싼 가족들이 문 대통령의 사람을 밀어줄지, 아니면 심판할지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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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벨트 민심, 부산 총선 바로미터

부산에선 민주당이 인적·물적 자원을 총집결시키는 낙동강 벨트(부산 서부권)의 민심이 주목된다. 전체 5석 중 민주당이 최인호(사하갑)·전재수(북강서갑) 의원 등 2명, 한국당이 김도읍(북·강서을)·장제원(사상)·조경태(사하을) 의원 등 3명을 보유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때부터 선전하면서 '한국당 3석 대(對) 민주당 2석' 구도를 이어가고 있다. 또 2018년 6월 전국 동시지방선거 때는 북구·강서구·사상구·사하구 구청장 선거 모두에서 승리했다. 한마디로 낙동강 벨트는 '20년 집권 플랜'의 교두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민주당 강세 지역이다. 최근 김도읍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한국당 세력이 더 주춤한 형세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도 낙동강 벨트 지역에서 민주당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부산 지역 일간지 국제신문이 여론조사 업체 폴리컴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7일 부산시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8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부산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9.9%로 한국당(33.4%)보다 낮았다. 그러나 낙동강 벨트 지역은 민주당 지지율이 33.5%로 한국당(30.4%)보다 다소 높았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설 민심을 사로잡아 유리한 총선 고지를 확보하려는 민주당은 김해신공항 이슈에 불을 지폈다. 국무총리실의 김해신공항 검증 결과가 이번 총선 전에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재수 의원은 "동남권 관문 공항 문제가 정치 쟁점이 돼선 안된다"며 "조속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의 생각은 다르다. 유재중 의원은 "민주당이 선거 때만 되면 들고 나와 선거 이벤트로 활용한다"고 했다. 그는 정권 심판론이 '설 밥상'에 올라 한국당의 세(勢)를 키워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남 민심...한국당 '인적쇄신', 민주당 '바람몰이' 변수

경남에선 한국당의 인적쇄신이 관전 포인트다. 경남 지역 한국당 관계자는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다선 중진의원의 경남 출마로 오히려 지지세가 흔들리고 있다"며 "인적쇄신과 보수 통합에 거는 기대보다는 실망감이 커져 가고 있다"고 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여론 조사 결과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 방송사 KNN이 여론조사 업체 폴리컴에 의뢰해 지난해 12월27~28일 경남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8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경제실패, 안보위기 등을 초래한 현 정부를 심판해야 한다'는 응답이 54.5%로 '개혁과 국정운영에 발목 잡는 보수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응답(36.9%)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현 지역구 국회의원의 계속지지 여부를 묻는 질문엔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39.7%로, '지지하지 않겠다'는 응답(44.9%)보다 다소 높았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경남 16석 중 12석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당으로선 촉각을 곤두세울 만한 결과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도 "새 인물로 새 판을 짜야 한다는 여론이 '올드보이 출마'에 대한 반감 때문에 식어가고 있다"는 주장과 "그래도 경남은 현 정권의 실패를 심판할 것"이라는 얘기가 엇갈리고 있다.

김두관 의원의 양산 출마도 관심거리다. 김 의원의 양산행 설득에 김경수 경남지사 등이 나서면서다. 1월22일 김 의원은 "경남 지역이 어려울 때 역할을 하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고 고민이 깊어졌다"고 했다. 사실상 출마의 뜻을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민홍철 의원은 "경남이 2년 전 지방선거에서 압승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좀 어려워졌다"며 "김 의원이 경남에 등판해 인물론 바람을 일으켜 준다면 한국당의 '정권 심판론'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한국당은 김두관 의원의 양산 출마가 경남지역 총선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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