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식구 감싸기냐···이용섭 광주시장 ‘황제신고’ 논란
  • 호남취재본부 정성환 기자 (sisa610@sisajournal.com)
  • 승인 2020.02.1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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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공문서 유출 비서관’ 지방경찰청장에게 직접 신고
공직사회 위화감 조성 “측근 사건에 지나친 특혜성 개입”
수사청탁 의혹 자초도 “이 시장,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 맨 꼴”

광주시장 비서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진환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를 유출해 물의를 빚은 가운데 이용섭 시장이 경찰에 한 ‘자진 신고’가 논란거리다. 이 시장이 자신의 비서관이 공문서를 유출한 데 대해 직접 경찰 고위층에 사과를 표명하고 신고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이용섭 광주시장 ⓒ광주시
이용섭 광주시장 ⓒ광주시

14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이 시장은 지난 5일 오전 10시40분께, 최관호 광주지방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내 비서관인 A씨가 (확진자의) 개인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고 한다.

전국 16번째이자 광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4일, 이 환자와 가족의 개인 정보가 담긴 내부 문서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인터넷 ‘맘카페’ 등으로 확산해 경찰이 유출 경위를 수사하던 상황이었다.

A씨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16번 확진환자 B(42·여)씨 가족의 정보가 담긴 공문서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북구청 공무원 등 지인 2명에게 SNS로 전달했다. 이후 광주시는 공문서가 SNS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자 같은 날 오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시장은 비서실장으로부터 비서관 A씨가 지인에게 보낸 문서가 급속하게 퍼졌다는 사실을 보고받고 최 청장과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장은 비서실 직원이 정보를 전달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비서실장이 보는 앞에서 곧바로 광주지방경찰청장에게 이 사실을 신고하고, 엄정하게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A씨도 지난 5일 경찰에 자진 신고한 뒤 조사를 받았다. 광주지방경찰청은 12일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A씨를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고 A씨는 사의를 표명했다. 광주시는 당분간 사직 처리를 하지 않고 공식적으로 수사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징계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그러나 시청 안팎에선 이 시장의 신고 방식을 놓고 논란이 불거졌다. 광주시와 경찰 실무자 사이에 수사 협력 차원의 소통이 아닌 시장과 청장 사이 고위층 간 통화는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자칫 ‘특혜신고’로 인식돼 지역사회에 위화감을 조성하고, 봐주기 수사청탁 의혹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시민 박아무개(56)씨는 “일반 시민들로서는 엄두도 못 낼 특별대우로 제 식구 감싸기 식 ‘황제신고’ ‘특혜신고’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는 것에 다름없는 격이다”고 했다. 

또 다른 시민은 “자신의 측근이 아닌 일반직 공무원이 같은 일을 저질렀어도 과연 시장이 친절하게 경찰 고위층에 대신 사과하고 신고까지 해줬을지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광주시 기초구 한 공무원은 “허구한 날 공무원들에게 혁신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부터 먼저 특권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신고 자체에 대해 “자진 신고함으로써 사건을 조기에 수습하고, 은폐 시비를 피하기 위한 발 빠른 조치”로 이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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